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모던 발레로 다시 태어났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현대무용 안무가 요한 잉예르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국립무용단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201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초연된 무용 '카르멘'은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으며, 안무가 요한 잉예르에게 무용계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가상(2016)을 안겨주기도 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사진=LG아트센터 제공)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감독 호세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는 "현대음악과 현대무용을 만난 '카르멘'은 캐릭터들의 더 풍부한 감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작보다 카르멘은 더 개방적이고 열린 사고를 한다. 카르멘의 사랑을 갈구하는 돈 호세는 내적 갈등과 공포에 몰리는 등의 감정이 더 극대화됐다.
‘카르멘’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 카요코 에버하트.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카르멘’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 카요코 에버하트는 “이 작품은 ‘남자들의 열린 사고를 왜 여자들은 할 수 없는가’에 대한 의문점에서 출발했다"며 "매우 강인하면서도 틀에 갇히지 않은 성격을 보여준다. 무심한 것 같고, 상대방이 이해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고 말했다.
‘돈 호세’ 역을 맡은 솔리스트 단 베르보르트는 “친절한 성격이었던 돈 호세가 카르멘을 만나면서 미친듯한 감정을 드러내고, 인간적으로 악한 모습을 표면 위로 드러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기와 질투로 인해 결국에는 극에 달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원작에는 없는 인물도 등장한다. 바로 '소년'이다. 소년 역을 맡은 한국인 무용수 솔리스트 박예지는 "오페라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로, 돈 호세가 극 중 힘들어 하거나 무언가를 상상할 때 항상 옆에 따라다니며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기도 한다. 1막에서는 하얀 의상을, 2막에서는 검점 의상을 입는데, 하얀색이 순수를 상징한다면, 검정 어둠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고 이야기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에서 활동 중인 박예지는 "지난 2007년 나초 두아토 전 감독이 무용 ‘날개’로 한국에 온 뒤 이번이 10년 만에 내한 공연이라고 알고 있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을 한국 관객께 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고, 계속 스페인에서만 활동하다가 이번에 고국 무대에서 춤출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무척 영광이다”라는 소감도 전했다.
스페인국립무용단 '카르멘'. (사진=LG아트센터 제공)
무대 역시 감각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정삼각형의 프리즘 9개를 통해 구현되는 <카르멘>의 무대는 무용수들의 파워 넘치는 앙상블과 함께 변화무쌍하게 회전하고 이동하면서 다른 색채, 다른 질감으로 드라마틱한 공간과 상징들을 조합해낸다.
'카르멘'은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1일)과 대전예술의전당 공연(4~5일)에 이어 서울 LG아트센터에서 9일부터 12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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