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은행은 9일 "그동안 저성장 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온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조성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도 목표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준금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개별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이주열 총재를 제외하면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인상에 찬성하고 있어 이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상품수출 및 설비투자의 호조가 이어지고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가 금년중 성장률이 3.0%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 물가는 금년 중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다만 "불확실성 요인이 잠재해 있으므로 최근과 같은 경기의 개선흐름이 앞으로도 견조할 지, 그리고 지속가능할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통화신용정책 결정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성장과 물가간 관계변화 및 원인 ▷주택 및 가계부채 관련 정부대책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 ▷북한 리스크가 금융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꼽았다.
한은은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물가상승률이 낮은데 대해 "노동시장 구조변화, 세계화에 따른 기업간 경쟁심화,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 등 구조적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노동생산성 증가세 둔화, 임금협상력이 약한 시간제 취업자 비중 확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고용과 임금간 관계가 약화됐고, 세계화 진전과 유통구조 혁신 등에 따른 국내외 경쟁심화로 제품가격 상승이 제약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세계적으로 장기간 지속된 저물가 등의 영향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진 점도 성장과 물가간 연계성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은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가계대출 문제에 대해선 "8.2 대책에 따른 규제가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