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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는 수원대학이 없다…대학 따로 행정구역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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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에는 수원대학이 없다…대학 따로 행정구역 따로

    수원대·수원카톨릭대·수원과학대 등 수원에 없어…지자체들 불만 팽배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수원대 표지판. 멀리 보이는 수원대 표지판 인근에 화성세무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수원대의 위치를 대변해 주고있다. (사진=동규 기자)

     

    수원시 소재 상당수 대학교들이 교명(校名·학교이름)에 '수원'을 포함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수원'이 아닌 다른 행정구역에 소재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수원시와 이들 대학이 소재한 지자체는 각각 다른 이유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수원시는 이들 대학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부정적 내용이 언론 등 대외에 노출될 시 덩달아 시(市)의 이미지도 손상을 입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수원' 명칭이 들어간 대학들이 소재한 화성시 등의 지자체는 행정적 지원 등은 정작 자신들이 하고 있음에도 '수원'이 교명에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해 대학측에 시정을 건의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해당 대학들의 재학생 조차 자신들 학교가 수원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다반사인 상황이다.

    현재 '수원'이란 명칭을 사용중인 대학은 수원가톨릭대, 수원대, 수원과학대, 경희대 수원캠퍼스(현 국제 캠퍼스), 수원여대 등 모두 5개에 달한다.

    이중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에 위치한 수원여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학은 화성, 용인 등 다른 지자체에 소재하고 있다.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장안대학교의 경우 '수원'의 명칭은 사용하지 않지만 수원시에 속한 구(區)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혼란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소재한 수원가톨릭대 앞 도로 표지판. 수원가톨릭대의 교명이 무색하게 해당 표지판은 왕림교차로에 설치돼 있다.(사진=동규 기자)

     

    수원가톨릭대와 수원대는 화성시 봉당읍에, 수원과학대는 화성시 정남면에 위치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경희대는 지난 1979년부터 28년간 '수원캠퍼스' 명칭을 사용해 오다 2007년 '국제캠퍼스'로 교명을 바꿨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수원캠퍼스'로 통용(通用) 되고 있다. 소재지의 행정구역과 교명이 다른 것이 교명 교체의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에 수원시도 불만이다.

    수원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이들 학교의 총장, 교직원, 학생 등이 사고 등으로 언론에 노출될 때 수원시 이미지가 함께 추락하는 느낌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시 입장에서 교명을 사용치 말아달라고는 할 수는 없다. 해당 학교들이 수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옮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원시는 교육도시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하고 있는데 ‘수원’ 이름이 들어간 화성 소재 대학에서 최근 총장 비리건으로 재단, 학생들이 마찰을 빚어 언론에 부정적으로 비춰졌다. 이럴 경우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위치한 수원과학대 인근의 도로 표지판. 해당 표지판에는 수원과학대의 교명과 달리 병점동, 수기리 등 모두 화성의 행정구역을 알리고 있다.(사진=동규 기자)

     

    이들 대학이 들어서 있는 화성, 용인 등도 이유는 다르지만 불만은 마찬가지다.

    형태훈 화성시 자치행정과장은 "지방정부 시대에 상당수 대학들이 자신이 속한 행정구역과 다른 '수원'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화성시가 학교행사 등에 지원을 하는 등 협력하는 일이 많은데 교명에 '수원'이 포함돼 있어 안타깝다. 화성 지역에 있으니 '화성' 명칭을 교명에 사용하는 것이 맞다. 교체를 건의 했으나 안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화성'이라는 명칭을 교명에 사용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 재학생 중에는 정작 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수원에 위치한 것으로 아는 학생들도 다수다.

    수원대의 A 학생은 '다니는 학교가 어느 도시에 위치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수원’ 아니냐"며 오히려 황당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 대학은 행정구역과 교명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낳는 부작용에 대해 이해가는 측면도 있으나 학교의 역사 등을 감안할 때 쉽게 교명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문행 수원대 홍보실장은 "수원대가 언론 등 외부에 긍정적으로 알려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수원시가 교명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할 것은 아닌 듯 하다”며 “화성시가 수원대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함께 홍보가 안돼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도 아닌 대학이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이유로 대학명이 행정구역과 다르게 사용되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수원캠퍼스) 관계자는 "캠퍼스명을 교체한 것이 행정구역과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국제화 분야로 특화 시키기 위해 '수원캠퍼스'를 '국제캠퍼스'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수부(首府)도시인 '수원'의 상징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생유치에 잇점을 고려한 점도 교명 교체가 어려운 이유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대해 교육부는 관련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 되지만 해당 대학들이 사립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대학정책실 관계자는 "학교명이 소재지와 다른 지자체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수렴이 필요할 듯 하다"며 "그러나 사립대 법인의 역사를 생각해 봐야한다. 대학의 정관, 배경이(교명에) 반영돼 있을 것이다. 행정구역이 예전과 바뀐 것도 살펴봐야 한다. 전통이 있는 대학들은 교명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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