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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푼다고 내 형편 나아집니까?" 시큰둥한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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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조원 푼다고 내 형편 나아집니까?" 시큰둥한 소상공인

    "정부 최저임금 지원은 미봉책, 근본적 대책 필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3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한시적 미봉책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 "정부 발표 귀에 안 들어와…현실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정부의 인건비 지원 발표 소식에 "3조원을 푼다고 저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뭔데요, 뭐가 나아지나요"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이달부터 미리 1주일 52시간으로 맞추고 급여도 올렸다"면서 "그런데 시급이 오른 만큼 일의 생산성이 높아지는게 아니어서 앞으로는 아예 일 잘하는 몇명이랑만 오래 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주면 상황이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해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나랏돈 먹어봤자 배탈만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급여가 오르면 고용보험료 등이 다 오르기 때문에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면서 "알바생의 경우 하루나 1주일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데 지원금 받겠다고 일일히 서류 꾸미는게 우리로선 쉬운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야 지원해준다고 생색낼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내가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떼우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내년 이후는?…1년내 기업 경쟁력 높이기 어려워"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에 시쿤둥한 반응을 보이기는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시흥에서 열처리 업체를 경영하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무뚝뚝하게 "안 주는 것 보다는 낫겠죠"라고 말한 뒤 "그런데 이게 우는 아이 젖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일단 최저임금을 올려놓고 우리가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니까 허겁지겁 지원해준다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럼 내년 1년간만 지원해주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라는 거냐, 그 때가 더 겁난다"고 했다.

    그는 "내년 1년 동안 인상된 인건비를 충분히 줄 정도로 기업 경쟁력이 확보되면 좋지만 그렇게 될까? 중요한 것은 줄 수 있는 능력, 지급 능력인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시행계획은 내년에만 적용된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늘어날 인건비 부담에 대한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 "정부 대책은 한시적 미봉책, 근본 대책 필요"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이번 대책이 한시적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며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후 발표된 정부대책보다 상당 부분 진전된 안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한시적인 대책이어서 조만간 최저임금 월 200만원 시대를 맞이할 소상공인에게는 일시적 미봉책"이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 "소상공인들도 최저임금을 부담 없이 지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가 선결돼야 한다"며 "한시적 방안으로만 상황을 모면해서는 전국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걸고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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