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추진한 바른정당 일부 흡수 전략이 현실화 된 이후 보수 야권의 시선은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로 옮겨가고 있다.
홍 대표와 바른정당 복당파가 주축인 비박계와, 당 주류였던 친박계의 역학구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도 맞물려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나경원·유기준·조경태·홍문종·한선교 의원(4선)과 김성태·김학용·김광림 의원(3선) 등이다. 이 가운데 김성태(비박·복당파) 대 홍문종(친박) 양자 경쟁 구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따른 보수 부분통합 국면에서 나름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홍 대표와 김무성 의원 측이 김 의원을 지원하고, 이에 반발하는 친박계가 홍 의원을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당내 친화력과 대정부 비판능력을 감안하면 김 의원이 (비박계) 후보군에서는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친박계에서는 홍 의원을 지원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돼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도상으로는 친박계에게 어려운 선거라는 게 중론이다. 국정농단 사건 전후로 정치적 책임론에 휩싸여 온 친박계가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설 경우 거센 여론의 비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친박계가 당의 주류였다는 점, 비박계 후보가 단일화 하지 못하고 난립할 수 있다는 점은 홍 대표와 복당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강제 출당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양측이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성사시키면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홍 대표는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조치도 끝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으로 파악됐다. 그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박근혜만 보고 가는 해바라기 정치를 계속한다면 국민과 당원들이 잔박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다만 강제 출당을 위해서는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한데, 친박 성향으로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는 12월16일 임기가 만료될 때가지 이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 최 두 의원의 제명 여부를 의원총회에 회부할 생각이 없다"며 "동료 의원들이 타의적으로 두 분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는 것보다는 탈당 여부는 본인 스스로가 결정을 내는 게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결국 차기 원내대표에게 '서·최 의원 출당 의총' 소집 여부가 걸린 셈이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의 방식, 관습대로는 이 보수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한 심정밖에 없다"며 당 개혁을 강조했다.
홍문종 의원은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하며, 소통과 화합, 단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최 의원 출당 건과 관련해선 "정 원내대표가 원론적으로 맞는 말씀을 하셨다"며 "이름을 올려놓고 얘기하는 것 보다는 그분들이 스스로 어떤 판단을 하건, 그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