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근혜정권 '문고리 3인방' 중 최초로 구속기소 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1년간 재판을 거쳐 이번 주 1심 선고를 받는다.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향후 별도 재판을 받을 운명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정 전 비서관의 선고 공판을 연다. 선고 대상 범죄는 '장·차관급 인선 관련 검토자료'나 '대통령 연설문' 등 공무상 비밀문건 180여 건을 최 씨에게 유출한 혐의다.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도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기소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비밀 문건을 유출했다고 적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정 전 비서관의 유무죄 여부는 향후 박 전 대통령 선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당시 청와대는 "수사 결과는 객관적 증거를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지은 사상누각"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검찰은 11개월 뒤인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국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밖에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 관련 재판을 추가로 받을 처지에 놓였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문고리' 동료인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이 구속됐고, 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의 상납 지시'가 존재했음을 시인한 상태다.
하루 앞서 14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박근혜정권이 지원했다는 의혹 사건 관련 2심 선고가 이뤄진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삼성합병 과정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선고 공판을 연다.
경영권 승계가 삼성그룹의 최대 현안이라는 점을 간파한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을 통해 삼성합병 및 경영권 승계를 돕고 최순실을 통해 삼성의 수백억 원대 자금을 받아챙겼다는 게 특검 입장이다.
특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국정농단 핵심"이라며 1심과 같이 두 사람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이화여대 학사특혜 연루자들도 이번 주에 2심 선고를 받는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14일 최 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최 씨 징역 7년, 최 전 총장 징역 5년, 남궁 전 처장 징역 4년 등을 구형했다. 1심에서는 각각 징역 3년, 징역 2년, 징역 1년 6개월 등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