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필리핀 내 인프라 확충과 군 현대화 등 사업에 우리 측이 지속 기여할 수 있도록 필리핀 측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필리핀을 순방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 발전 방안과 실질협력, 지역·글로벌 협력 증진, 필리핀 내 우리 국민 보호 문제 등에 관해 협의를 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 등 우리 정부의 아세안 관계 강화 방침을 설명하며 금년도 아세안 의장국이자 한국의 오랜 친구인 필리핀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아세안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는 등 우리 정부의 대(對)아세안 관계 강화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의 '미래공동체 구상'이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양국이 교역·투자와 인프라, 개발협력, 방산 등 실질협력 분야에서 선순환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양 정부 모두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공통분모에 기초해 양국 간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특히 필리핀 내 인프라 확충과 군 현대화 사업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여를 요청하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 기업들이 필리핀 경제 발전과 인프라 구축 등에 있어 모범적인 기여를 해 왔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한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필리핀에 거주하거나 필리핀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대한 필리핀 측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내 우리 국민의 보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한국 내 필리핀인 결혼이주자와 근로자가 양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데 공감하면서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이 그동안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 준 것을 평가하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필리핀은 한국의 입장을 100% 지지해 왔으며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된 뒤 처음으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 정상간 신뢰 협력 관계가 구축되고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우리의 대(對)아세안 정책 이행과 한-필리핀 관계 강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