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도…
- 구체적 대책과 해결 메시지 안 나와
- 정부가 할 수 있는 일도 왜 안 하나
- 아직 희망 접기는 이르지만 의문 제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3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예용 소장(환경보건시민센터)
◇ 정관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로 피해 가족들을 불러서 면담하고 정부 차원의 사과까지 표명했었죠. 그런데 별로 달라진 게 없답니다.
오늘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까지 열었는데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을 연결해 봅니다. 최 소장님, 안녕하세요.
◆ 최예용>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별로 안녕치 못하시네요? 대통령이 직접 사과까지 했는데 진짜 달라진 게 없어요?
◆ 최예용> 네. 저희가 보기에는 크게 달라진 게 별로 없습니다. 피해자 찾기도 제대로 안 되고 있고 그렇다고 신고된 피해자들에 대한 어떤 피해 인정 과정도 획기적으로 변한 것이 거의 없고요.
다만 대통령 만난 게 8월 8일인데 그다음 날 8월 9일부터 피해구제특별법이 시행은 됐어요. 그런데 이건 문재인 정부가 한 게 아니고 이전에 올해 1월달에 19대 국회에서 만든 법이 그냥 시행되는 것일 뿐이에요. 사실 별로 달라진 게 없죠.
그러니까 천식 같은 것을 이번에 인정질환으로 했는데요. 그것도 1년 전부터 작년 이 문제가 한참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서 그때 겨우 피해질환을 확대한다 해서 천식을 가지고 1년 동안 논의한 결과였거든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는 이 천식마저도 인정질환으로 처음에 안 하려고 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최예용> 그러게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1년 동안이나 전문가들이 관련성을 다 확인하고 천식은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새로 생기거나 기존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이렇게 관련성을 다 확보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거를 정식질환, 정식 피해자로 인정 안 하고 기업들이 낸 기금으로 지원하는 식으로 돌려버리려고 했는데 저희들이 굉장히 실망했죠.
그래서 피해자들이 막 난리치고 저희도 항의하고 해서 겨우 인정질환으로 했는데 이게 대통령이 말씀하신 사과와 피해대책의 취지가 이런 게 아닐 텐데 하는 어떤 그런 거고요.
게다가 이번 국정감사 때 사실 많이 기대를 했습니다. 환경부도 그렇고 공정위 차원에서도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대통령 발언 이후에 어떤 구체적인 대책과 이렇게 해결하겠다라는 그런 메시지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걸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그게 대통령의 지시를 그러면 일선 공무원, 환경부나 이런 데 공정거래위원회 이런 데서 안 따르는 겁니까? 아니면 19대 국회에서 지난 정권에 만들어진 그 피해구제특별법 때문에 못 하는 겁니까? 안 하는 거예요? 못 하는 거예요?
◆ 최예용> 저는 둘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법적인 한계도 있고 정부..
◆ 최예용> 사실 그 부분은 개정안이 지금 제출돼 있으니까 개정안이 통과되면 좀 많이 나아지기는 하는데 사실은 이게 법 때문에 뭘 못 한다? 사실은 그런 부분이 아니거든요. 피해자를 찾거나 적극적인 대책을 취하거나 하는 것들은 다 정책적인 차원이지 그런 법에 제한점이 있어서 그런 거는 아니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정부가 위 따로 아래 따로 노는군요?
◆ 최예용> 그런 측면도 좀 있고 또 대통령 사과 이후에 청와대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의견과 지시 또는 방향제시, 이런 것들이 더 있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이해가 안 가요. 환경부 장차관이 바뀐 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충분히 어느 정도 상황 파악해서 이렇게 해결하자라는 그런 메시지가 나올 만한데 그런 것들이 안 나오고.
◇ 정관용> 그러게 말입니다.
◆ 최예용> 네.
◇ 정관용> 특히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분들은 저희 시사자키하고도 인연이 워낙 깊어서 지난번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고 하니까 이제는 좀 잘 되나 보다 하고 그 피해자 가족모임 대표께서 저희 스튜디오에 나오셔서 환하게 웃고 가셨거든요.
◆ 최예용> 맞아요. 그날 저도 들었는데.
◇ 정관용> 이제는 못 웃으시겠네요?
◆ 최예용> 네.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말해 주시니 이제 다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사실 그날 대통령 만나면서 피해자들이 여러 가지 준비, 아주 구체적인 준비를 했는데 더 이상 무슨 얘기를 하냐. 저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제대로 말씀도 못하면서 다 웃고 울고 기대하고 이랬던 거예요.
그 뒤로 지금 3~4개월 지나는데 이거는 아니지 않나 하는 그런. 아직은 뭐 희망을 접기는 이릅니다마는 왜 그럴까 그런 의문을 오늘 공식적으로 한번 제기한 겁니다.
◇ 정관용> 다행인 것은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이게 작년에 소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이 돼 가지고 오는 24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게 돼 있다면서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에요. 사실 작년에는 이야, 저거 우리한테 해당 될까 긴가민가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고 또 그 사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요.
그래서 진상규명은 사회적 참사 특별법 제정이 되면 특조위를 구성해 가지고 작년에 이제 국정조사를 했는데 좀 흐지부지됐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최예용> 그래서 그런 부족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다 하는 기대를 하기는 합니다. 헌데 저희가 오늘 문제제기한 것은 특조위법이나 구제법개정안, 국회법 개정안 이런 것이 통과되고 만들어져야 정부가 움직이는 것이다. 그 부분에 의문이 들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물론 국회 법 제정 및 개정도 우리가 추적해서 봐야겠습니다마는 법과 무관하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왜 안 하고 있느냐. 오늘 좀 따끔하게 말씀을 다시 해야 되겠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최예용> 감사합니다.
◇ 정관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이었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