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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레이건 항모 탑승기

국방/외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레이건 항모 탑승기

    • 2017-11-14 12:00

    마크 달튼 준장 "항모 3척 모이면 유연하고 엄청난 전투력 발휘"

    로널드 레이건호 갑판 위 모습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제공)

     

    13일 오후. 경기도 오산기지를 이륙한 함재기 C-2 그레이하운드는 1시간여만에 울릉도 북쪽 동해상으로 날아갔다.

    그곳에 훈련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있었다. 길이 333m, 폭 77m, 높이 63m로 갑판 면적만 축구장 3배에 달하는 크기의 항공모함이다. 만재 배수량은 9만7천톤이다.

    서태평양을 맡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이다.

    2기의 원자로를 이용한 4개의 증기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26만 마력에 달하고 원자력 동력으로 20년 동안 연료 재공급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

    이지스 구축함과 미사일 순양함, 군수지원함, 핵추진 잠수함 등을 아우르며 항모강습단을 이끈다.

    로널드 레이건호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제공)

     

    전투기 굉음과 엔진이 뿜어내는 매연 속에서 승조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갑판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올리자 F/A-18 '슈퍼호넷 전투기'가 불과 100여 미터를 달려 3초 만에 갑판을 이탈해 하늘로 솟구쳤다.

    전투기들은 작은 갑판위에서 솟구치기 위해 사출장치인 캐터필트(catapult)의 도움을 받는다.

    강력한 증기의 힘으로 전투기 이륙시 가속도를 붙여주는 장치다. 전투기가 하늘로 솟구칠 때마다 캐터필트에서 나온 하얀 수증기가 갑판을 뒤덮었다.

    항모 상공에서는 전투기들이 편대비행을 하는 가운데 F/A18 슈퍼호넷 전투기는 거의 1분마다 한 대씩 출격했다.

    출격하는 전투기는 강한 후폭풍을 일으켰다. 한참 뒤에 서있어도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20여분 갑판에 있는 동안 F/A18 전투기 9대와 전자전기인 그라울러 전투기 2대 등 총 11대가 갑판에서 뜨고 내렸다.

    갑판으로 나가기 전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테런스 플러노이 소령은 "항모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수많은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서는 완벽한 팀웤이 중요하다. 매일 우리는 특별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함 갑판 통제실에서 '오이자 보드 (Ouija board)'로 불리는 상황판에 대해 설명하는 항모강습단 관계자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제공)

     

    이어 비행갑판 통제소를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레이건호 갑판과 전투기 등 항공기들을 축소해 옮겨 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였다.

    전투기 등을 장난감처럼 작게 만들어 데크위에 올려놓고 또 동시에 갑판 CCTV를 보면서 비행기 이·착륙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통제소 한쪽 TV에서는 미식축구가 중계되는 가운데 통제사는 마치 체스를 두듯이 비행기 모형을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어지러운 갑판 상황을 통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항공모함에는 비행기 이동 전용 엘리베이터가 4대 있었다. 레이건호 보유 항공기는 현재 전투기 등 67대, 헬기 11 대 등인데 1분 마다 전투기 출격이 가능한 이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레이건호가 소속된 제5항모강습단 전체를 지휘하는 마크 달튼 준장은 현재 항공모함 3척이 모여 훈련하는 것에 대해 "연합 작전을 하게 되면 매우 유연하면서도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이것이 정책 결정자들에게 많은 옵션을 제공한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공동 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훈련 시나리오에 대해 "시뮬레이션 이런 건 없다"며 "항모 3척이 같이 작전하면서 얻는 이점은 세 개의 항공 부대, 각 강습단의 함정들이 바다 와 영공에서 어떻게 조율하며,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작전할 수 있는지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지난 12일 니미츠함과 루즈벨트함과 함께 훈련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날 두 항공모함은 보이지 않았다.

    마크 달튼 미 7함대 제5항모강습단장(준장)이 13일 동해 상에서 항해 중인 로널드 레이건호 함교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제공)

     

    이에 대해 마크 달튼 준장은 "항모 3척은 같이 작전해도 대체로 붙어 다니지는 않는다. 항공기 70대를 운용하려면 꽤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규모 연합 훈련 중단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이런 훈련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동맹국 방어 능력이 저하된다"며 "훈련 중단은 결국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 키는 데 있어 영향력을 줄어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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