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몰려든 취재진에 우승 실감나
- 경기 안 풀릴때면 "기회는 온다, 버티자"
- 시력 나빠 풍경보려 시작했던 테니스
- 이형택 선배 넘어…그랜드슬램 꿈꿔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현 (테니스 선수)
프로 테니스에는 마치 골프의 PGA투어처럼 ATP투어라는 게 있다. 그중에서도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회는 21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세계랭킹이 높은 순서대로 8명을 추린 다음에 시합을 하는, 그러니까 테니스계에서 차세대 리더를 꼽아보는 자리랄까요. 상당히 의미 있는 대회입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정현 선수가 우승컵을 거머쥐었죠. 그리고는 그제 금의환향했습니다. 사실은 8명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를 받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 시작이 되니까 보란 듯이 코트를 뒤집었습니다. 참 대단한 선수, 자랑스러운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 테니스의 정현 선수 연결해 보죠. 정현 선수 안녕하세요?
◆ 정현> 안녕하세요. 테니스 선수 정현이라고 한다.
◇ 김현정> 축하합니다.
◆ 정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금의환향했어요. 인천공항의 문이 쫙 열리고 그 앞에 수많은 기자들, 카메라 보고 기분이 어땠습니까?
◆ 정현> 일단 현지에서는 그렇게 우승했다고 심하게 느끼지는 못했는데 공항 들어서는 순간 많은 기자님들과 팬분들이 계셔가지고 ‘아, 그때서야 우승했구나.’ 한 번 더 실감을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기분 좋았죠?
◆ 정현> 당연히 많은 분들이 나와주셔서 기분 엄청 좋았죠.
이형택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정상에 오른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정현(21·세계랭킹 54위)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김현정> 엄청 좋았어요? 사실은 이번에 출전했던 경기가 21세 이하 선수 중에 세계랭킹 위에서부터 높은 8명을 뽑아서 그들끼리 겨룬 대회인데 1차전, 2차전, 3차전, 준결승, 결승. 총 다섯 번의 경기를 모두 이겼어요, 5전 5승. 이 정도까지 스스로 기대했습니까?
◆ 정현> 첫 경기할 때는 몰랐지만 한두 경기 하면서 속으로 점점 컨디션도 좋아지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었고 한 경기, 한 경기 이길 때마다 ‘설마? 설마’ 했던 게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설... 설마 이러다가 설마 내가 1등 하는 거야 이런 느낌? (웃음)
◆ 정현> 그랬던 것 같아요. (웃음) 한 세 번째 경기부터는 ‘설마 설마 설마’하다 보니까 트로피를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설마 설마하다 보니까 트로피가 손 안에 있었어요, 내 손 안에. 그런데 여러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런 순간에도 표정이 하나 안 바뀐다. 표정 안 바뀌는 포커페이스로 워낙 유명해서 별명도 교수잖아요, 교수. 정 교수님. (웃음) 그 표정은 스스로 관리를 하는 거예요.
◆ 정현> 일단 운동선수라면 코트장 안에서 속마음을 들키지 않아야 된다고 저는 배웠고 그걸 계속 연습해서 좋은 선수로 커나간다고 생각을 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 김현정> 어떻게 노력해요? 안 풀리면 찡그리기도 할 것 같고 뭐 잘 되면 얼굴이 활짝 웃기도 하고 이럴 것 같은데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합니까?
◆ 정현> 화낼 때는 화를 내기도 하죠. 속으로 쌓아놓는 것보다는 화를 내면서 푸는 방법도 있고. 기회가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고 힘내보자, 이런 식으로 혼자 주문을 외울 때도 있고.
◇ 김현정> ‘버티자, 찬스가 올 거야. 버티자.’ 교수님 맞네요, 정 교수님. (웃음) 사실은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어요. 테니스 선수로서는 드물게. 그래서 또 교수라는 별명이 더 붙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까 안 좋은 시력 때문에 테니스 선수가 됐다면서요?
◆ 정현> 어릴 때 눈도 안 좋고 저희 형도 테니스 선수를 하고 있고 저희 아빠도 테니스 선수 출신에 감독님을 하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시작한 것도 있고, 병원을 안과를 갔는데 작은 글씨 보는 것보다는 눈에 도움되는 밖의 풍경을 좀 보면서 뛰어다니는 게 더 좋지 않냐 이렇게 해서 놀이터처럼 갔던 곳이 테니스장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거야' 정현은 12일(한국 시각)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테니스 차세대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경기 중 정현이 포인트를 따내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사진=대한테니스협회)
◇ 김현정> 그렇군요. 정현 선수.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테니스 선수입니다. 지금 만나고 있다. 지금 세계랭킹 59위입니다. 이번 대회는 우승했습니다마는. 한국 기록으로는 선배 이형택 선수가 최고랭킹 36위까지 갔었죠. 세계 최고랭킹 36위까지 기록했습니다. 어떻게 선배를 넘어서 자신 있으세요?
◆ 정현> 이렇게 지금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고 자신감도 있고 한 번 넘어보고 싶은 오기도 있고요. 여러 감정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오기도 있고. 지금 21살밖에 안 됐으니까 꿈은 높이 잡았을 것 같다. 꿈은 높이 꿔야죠. 어떤 꿈꾸고 계세요?
◆ 정현> 모든 운동선수라면, 테니스선수라면 그랜드슬램 시상대에 서보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하고 저도 제 테니스 인생의 마지막 목표는 언제가 됐든 간에 그랜드슬램 시상대에 한 번 서보는 게 제 꿈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정현 선수, 아까 전에 설마 설마 설마하다 보니까 우승컵 쥐고 있었다 그랬잖아요. 제 생각에는 또 설마 설마 설마하다가 그랜드슬램컵 쥐고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 정현> 그러면 정말 저도 좋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저희도 뜨겁게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정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테니스 선수입니다. 지난 주말 정말 우리를 기쁘게 해 줬죠. ATP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회에서 우승을 한 정현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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