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도로에 세워진 차량이 부서졌다(사진=독자제공)
15일 경북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ML)의 지진은 지난 해 경주 지진 이후 가장 큰 크기로, 앞으로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날 발생한 지진보다 더 큰 규모의 여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이번 지진은 경주 지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지진 강도가 강한 S파가 오는 전형적인 자연지진"이라며 "여진이 계속될 수 있어 안전에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지진은 이날 오후 2시 29분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36.12 °N, 129.36 °E)에서 발생했다.
규모 5.4(ML=파동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는 지난 해 경주 지역 지진(5.8ML) 이후 역대 두번 째 크기에 해당한다. 에너지 크기 차이로 보면 경주 지진의 1/4 수준이다.
진원지는 장사단층 부근으로, 경주 지진이 일어났던 양산단층의 지류로 추정된다. 깊이는 9km로, 경주 지진과 비교했을 때 깊이가 8km 가량 낮은 곳에서 발생해 체감 정도가 더 높았다.
여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이날 오후에는 오후 4시 49분까지 규모 4.3(ML) 지진 포함 총 9차례의 여진(2.4~4.3ML)이 계속됐다.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통상적인 자연지진의 특성으로, 지난 해 경주 지진의 경우에도 1년여 간 여진이 계속됐다"며 여진 발생 기간과 여진의 강도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규모 5.4(ML)보다 강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앞서 강진이 발생함에 따라 전국에서는 지진피해와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 광화문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수준이었다.
경북 포항시의 경우 한동대학교 건물 외벽이 떨어져나가면서 학생들이 긴급 대피했고, 포항시청을 비롯한 포항지역 건물들이 크게 흔들리면서 시민들이 급히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계속 일어나 119에 접수된 신고 건수도 크게 늘었다. 이날 규모 5.4 지진으로 인해 오후 3시 현재 경상자 4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들 4명을 포함해 21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승강기에서 구조된 사람이 9명, 건축물에서 구조된 사람 6명 등이었다.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119에 접수된 신고도 크게 늘어 오후 3시 기준 총 5천973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천130건, 서울 1천200건, 경기 797건 순이었다.
수능 전날인 이날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능이 미뤄지는 것이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교육부는 시험장 피해가 없어 예정대로 16일 수학능력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또한 수능 전날 지진이 발생한 것을 감안해 교육부와 협력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또한 정부세종청사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에 돌입, 신속한 지진피해 상황 파악과 긴급조치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순찰차 등 55대, 기동대 등 110명 투입하여 피해지역 안전 유지 중이며, 포항 시내 주요교차로 24개소 교통통제 및 지역 구호소 안전활동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