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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마친 文 앞에 산적한 과제들…전병헌·홍종학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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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방 마친 文 앞에 산적한 과제들…전병헌·홍종학 고심

    靑 수석 턱밑까지 날아든 검찰 칼날…'부의 대물림' 국민정서 건드린 홍종학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7박8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가운데 청와대는 전병헌 정무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적폐청산을 국정과제 1순위로 내건 새 정부의 도덕성을 파악하는 잣대로 비쳐지는 데다, '부의 대물림' 등 조각(組閣)의 마지막 퍼즐에 국민정서상 용인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 검찰 칼날 전병헌 턱밑까지…靑 "기다려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 차려진 청와대 임시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을 때 외교안보 사안을 제외한 국내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은 문 대통령의 발언 한 마디에 메가톤급 파장이 있을 것을 청와대가 미리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 수석은 15일 검찰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긴밀하게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일단 전 수석 거취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판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정식 소환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이 문제는 수석 재임시에 일어난 사건도 아니기 때문에 청와대가 얘기할 성격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전 수석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좀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e스포츠협회 후원금 제공 과정과 운영 과정에 대한 수사 진전 상황을 감안할 때 당시 명예회장이었던 전병헌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소환을 통보함에 따라 청와대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초조함이 엿보인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의 비서관이었던 윤모씨만을 바라보고 주력 사업과 거리가 먼 게임 관련 협회에 3억원의 돈을 출연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들어 전 수석의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 수석은 1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론 사실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밝혔다.

    새 정부에 누를 끼치지 않고 검찰의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정무수석 자리를 내려놓고 검찰에 나가 본인의 결백함을 호소할 지, 아니면 사퇴 자체가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수석 자리를 유지하면서 검찰 조사를 받을 지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전 수석을 적극 옹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 점도 전 수석 본인이나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럽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전 정부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현직 신분으로 검찰에 갔던 전례가 없었다"며 "대통령이나 정부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서라도 전 수석이 검찰 소환 통보를 받으면 현명한 정치적 판단을 하실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 수사 전 정무수석직 사퇴를 권고한 셈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혁명으로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출범한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과거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과 향후 개혁 드라이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비판을 우려한 듯 별다른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 '부의 대물림' 홍종학 임명에 야권 달래기 고심

    새 정부 마지막 인사 퍼즐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도 막판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15일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20일까지 채택해달라고 국회에 재송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사청문보고서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의 반대로 채택 자체가 무산됐던 점을 감안하면 야당이 재송부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청와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가 재송부 기간 내에도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국회의 뜻과 무관하게 임명절차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향후 야당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당장 야당은 "홍종학을 살리면 예산안과 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어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 "홍 후보자는 부의 세습을 강력 규탄하며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는 후안무치의 자세를 보였다"며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자 협치의 종언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의 일관된 원칙은 A 사안과 B 사안을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고집을 피우고 일방적으로 나가면 개별 의원 입장에서 그런 것(연계)을 하는 의원들이 없다고 보장은 못 한다"며 홍 후보자 임명 강행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야당은 홍 후보자 문제를 다음달 1일로 임기가 종료되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임자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이어서 홍 후보자 임명 강행 여부는 연말 정국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새 정부 출범 이후 연이은 인사 낙마 등 청와대 민정·인사수석실 책임 추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청와대 입장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국회간 가교 역할을 해야할 전병헌 정무수석마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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