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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라는 두 글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걸림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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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라는 두 글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걸림돌 될까

    유승민 '중도보수통합' 꺼내자 국민의당 중진들 발끈, 타협점 찾을까

    바른정당 유승민 신임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을 찾아 안철수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보수'라는 단어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중도보수통합'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보수'는 국민의당의 이념적 지형과는 정면 배치돼 반응이 싸늘하다. 양 당이 햇볕정책과 지역주의에 대해 서로 타협점을 찾는 와중에 '보수'라는 이념성을 어떻게 정리할 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劉가 꺼내든 '중도보수통합', 국민의당 중진들 "우리를 어떻게 봤길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지난 13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12월 중순까지 '중도보수통합'의 성과를 내자는 합의가 있었고, 약속했기 때문에 노력하겠다"고 말해 '중도보수대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유 대표는 "바른정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3당이 같이 논의할 수 없다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상대할 창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굳이 유 대표가 '중도보수'라는 단어를 쓴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고, 한국당에 가 있는 의원들도 장기적으로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보수'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당장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북 3선인 유성엽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국민의당을 어떻게 봤으면, 아니 그 동안 우리 국민의당 측에서 어떤 메시지를 줘 왔으면 3당 중도보수통합이란 말이 나왔을까"라고 개탄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SNS에 유 대표를 향해 "YS식 3당 통합 제의를 우리 국민의당에 안 해 주시길 바란다"며 "국민의당 정체성과 뜻을 같이 한다면 지금이라도 국민의당 안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 '보수'라는 단어 쟁점화되면 통합 논의 쉽지 않아, 타협점 찾을까

    국민의당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보수'라는 단어가 쟁점이 되는 순간 통합 논의는 진도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수'는 국민의당 역사와 당 구성원들의 성향, 강령 등에 정면 배치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양당 통합 추진에 긍정적이었던 호남 의원은 통화에서 "거기(중도보수)까지 나아간다면 국민의당에서는 통합은 얘기도 못 꺼낼 것"이라며 "유 의원도 아마 조정을 해나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근 유 의원이 쟁점이었던 '햇볕정책', '지역주의'에 대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언하면서 국민의당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는 만큼,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충고도 나온다.

    안철수 측근으로 분류되는 국민의당의 한 초선 의원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적 구분은 낡은 과거 정치 프레임"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개혁 정치 세력을 만들자는 취지인 만큼 유 대표도 그런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른정당 관계자는 "만약 국민의당이 '개혁보수'라는 유 의원의 핵심 주장 중 '보수'라는 단어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면 '정치개혁' 등의 용어로 대체하는 대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을 위한 충분한 교집합이 만들어진다면 걸림돌로 인식되는 장애물을 양쪽에서 제거하는 방안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관계 설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양측 통합 논의가 진도를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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