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약 60여일동안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도발 중단 의사를 공식적으로 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유도하기 위한 압박에 중점을 두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7일 오전 제주도내 한 호텔에서 약 1시간 10분동안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외교적·평화적인 방식의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양국 정상이 (7일 정상회담에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합의했고, 우리도 그 외교적 방안과 평화적 원칙을 지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추진할까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약 60일동안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데 대해서는 "미국의 조셉 윤 대표도 몇 번 이야기했지만 북한은 아직 (도발 중단) 의사를 밝히지 않아 (도발을 중단한 날짜로) 계산은 되지 않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발 중단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윤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우리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우연히 안 하는지 일부러 안 하는지 알 길이 없으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도발 중단 배경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면서 "너무 앞질러서 좋게 해석할 수도 없고 비관적으로 해석할 수도 없다"고만 답했다.
조셉 윤 대표도 "나는 그들이 영영 도발을 중단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도발 중단을 밝히는) 소통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그렇지 않은 것으로 해석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현 시점에서의 한미 공동의 대북 해법과 관련, "대화로 북한을 불러내기 위해 제재·압박을 하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온다는 이야기가 없으니 제재와 압박에 치중하되 기본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데리고 나오는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윤 특별대표는 "(한미의) 두 대통령이 북핵 이슈에 대해 평화적인 길을 발견하길 원한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했다"며 "우리는 (대북) 압박 캠페인이 중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데 진정으로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공동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공동의 정책 기반은 북한이 근본적으로 비핵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그 목표를 강하게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이 본부장과 윤 대표는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대북특사로 이날 방북하는데 대해 기대를 피력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특히 이 시점에 상당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필요하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또 만나서 여러 가지를 함께 분석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중국은 물론 동북아 안보 문제에 큰 역할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중국도 비핵화를 중대 목표로 간주하길 희망하고, 우리는 중국 특사가 그 목표를 진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중 간 엇갈린 입장 표명이 나온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해법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 본부장은 "거기까지 (논의가) 들어가지 않았다"며 "(쌍중단 해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한미간 입장이 워낙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