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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홍종현이 밝힌 30대가 더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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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10년' 홍종현이 밝힌 30대가 더 기대되는 이유

    [노컷 인터뷰] '왕은 사랑한다' 왕린 역 배우 홍종현 ②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배우 홍종현 (사진=이한형 기자)

     

    2007년 패션모델로 데뷔한 홍종현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중학교 때부터 꿈꿨던 모델을 고등학교 때 이뤘고, 고등학교 때 품었던 배우의 꿈을 예상보다 일찍 실현했다.

    '정글피쉬2', '화이트 크리스마스', '무사 백동수', '뱀파이어 아이돌', '난폭한 로맨스', '전우치', '연애조작단;시라노', '여자만화 구두', '마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배우로서의 경력이 7~8년에 이른다.

    모델, 배우 일 외에도 홍종현은 다양한 활동을 했다. 데뷔 초부터 최근까지 '와이드 연예뉴스', '지금은 꽃미남 시대', '쇼 케이뮤직', '스타일로그', '탑기어 코리아'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우리 결혼했어요'나 여행 프로그램 등 리얼 예능에도 나왔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홍종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마련된 자리이니만큼, 지나온 시간들을 짚는 질문이 자주 등장했다. 군대 다녀온 후 30대가 더 기대된다는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노컷 인터뷰 ① '왕사' 홍종현 "린을 너무 멋있게 써 주신 작가님께 감사")

    ◇ 2편 연속 '사전제작 드라마'를 맞는 자세

    지난 9월 1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홍종현은 왕원(임시완 분)과 은산(임윤아 분)의 사랑을 받는 왕린 역을 맡았다. 고려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의 '지덕체'를 갖춘 공자로, 많은 이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 이어 고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 연달아 출연한 것이기에, 작품 선택 이유에 관한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홍종현은 "사극이라서 일부러 선택해서 한 건 아니었다"며 "제가 맡을 캐릭터가 (작품 선택의) 제일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극을 두 번 하니까 겹쳐 보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캐릭터 성향이 너무 반대라서 '달연' 생각이 안 나게끔 다르게 할 수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종현의 드라마 출연작 '마마', '왕은 사랑한다',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사진=각 방송사 제공)

     

    분장이나 말투 등 현대물보다 신경 써야 할 게 많은 사극. 홍종현 역시 처음에는 무척 어려운 장르라고 느꼈다. 그러나 '달연', '왕사' 두 작품은 소위 '사극 말투'를 강조하는 작품이 아니었고, 이 점은 마음의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홍종현은 "오히려 아직까지 사극을 안 하고 현대물만 했다면 지금도 사극을 무서워했을 것 같다. 일찍 경험하고 이미 해 봤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달연'과 '왕사'는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홍종현은 작품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건 아니라면서도 다음에는 사전제작 드라마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본인에게는 단점이 좀 더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직 경험이 좀 부족하다고 해야 되나. 그러다 보니 촬영하고 나서 모니터도 하고 편집실도 다녀오지만 어떻게 나올지 감이 안 잡히더라. 원래 드라마는 촬영이 끝날 때쯤 다음주에 종방연을 하는데 저희는 한두 달 있다가 첫 방송을 했다. (웃음) 그러니까 긴장감도 배가되는 것 같고 너무 옛날 일 같고 그러니까. 물론 처음부터 잘해야 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극 후반부에 더 녹아드는 게 있는데 (다 찍고) 방송은 처음부터 하니까 (연기를) 더 못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 제가 드라마 처음 했을 때 혼자 봤거든요. 누구랑 못 보겠어서. (웃음) 오랜만에 그런 감정을 느꼈다. (웃음) 혼자 봐야될 것 같은 기분."

    ◇ "아직은 노하우 부족해… 열심히 하고 있다"

    연예계에 발을 들인 지 10년이 되었지만, 홍종현은 스스로 더 많이 갈고 닦아야 한다고 여기는 듯했다. 10주년을 맞은 소감을 물을 때나, 그간 많은 작품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발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천천히 답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마친 '왕은 사랑한다'까지 해 오며 '앞으로도 연기를 해 나갈 수 있겠다' 하는 느낌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조금은?"이라며 "사실 개인적인 평가를 하는 게 좀 어렵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김영광, 이수혁 등 모델 출신 동료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눈다고 말했다. (사진=홍종현 인스타그램)

     

    주변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을 응원해 주기에 좋은 말을 많이 하지만, 본인 눈에는 아쉽거나 못했던 것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한 작품에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 기간이 짧았던 데다, 180도 다른 인물을 연기해야 하기에 겪는 고난도 있었다.

    그러나 홍종현은 작품을 거칠 때마다 남는 것이 있고 조금씩이라도 쌓여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그런 게 느껴지니까 더 포기할 수 없게 됐다. 다음 작품을 할 때 각오도 더 단단해지고 신중해진다"며 "때로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러워질 때도 있다. 아직 노하우가 부족하단 생각으로 위로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동안 후회되는 순간, 아쉬운 점도 많다. 전에 촬영했던 작품을 보면 아쉬운 것만 보이긴 하는데 그런 점들을 계속 기억해 두고 다음 작품, 그 다음 작품 찍을 때 좀 보완해 나가는 그런 노력을 지금까지 해 왔다. 아쉬운 건 있지만 후회는 안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광, 이수혁, 성준 등 모델 출신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에게 얻는 조언도 힘이 된다. 다들 드러내놓고 고민상담하는 편은 아니지만, 슬쩍 던지는 말에 뒤따르는 편한 답이 의외로 참고할 만한 데가 있단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모델을 했고 연기 시작한 것도 비슷해서 같은 입장에서 고민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 '정글피쉬2'를 각별한 작품으로 꼽은 이유

    홍종현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모델 일을 시작했다. 배우가 되고 싶단 마음도 있어서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갔다. 20대 중반쯤엔 연기를 해야지 마음먹었던 그에게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처음에는 대사 없는 단역을 맡았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빨리 연기에 뛰어든 이유는 '그 일'이 어떤 일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하고는 싶었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기에 '현장 경험'이 중요했다. 홍종현은 "경험하다 보니 더 흥미가 생기게 되고 조금씩 큰 역할을 맡게 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단역을 벗어나 극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물로 나온 첫 작품 '정글피쉬2'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홍종현은 "그전까지는 사실 이 일을 계속 해야겠다는 확신이 없었는데 제대로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해 시작한 게 '정글피쉬2'였다. 감독님이 굉장히 제게 애정을 쏟으시기도 했고, 감사한 작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배우 홍종현 (사진=이한형 기자)

     

    그렇다면 홍종현이 생각하는 자신의 대표작은 무엇일까. 현장에 있던 기자가 '마마'를 예로 들자 곧장 "맞아요"란 답이 돌아왔다. '마마'는 홍종현이 배우 일을 한 이후 깊은 고민을 시작하게 된 작품이다.

    그는 "좋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셨지만, 그때까지 했던 작품들 중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 캐릭터였다.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부분도 있었고. 그래서 배우로서 조금이나마 성숙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대표작 질문이 나오자 홍종현은 "대표작이라고 하면 시청률이 잘 나와야 할 것 같은데…"라고 웃으며 "사실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없다. 어쨌든 다 저를 조금씩 성장시켜 주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홍종현이 그리는 앞으로의 10년

    1990년생인 홍종현은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다. 약 2년의 공백이 생기는 것이지만, 그의 목소리에선 부담보다는 '제대 후'가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진하게 묻어나왔다.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전략을 묻자 홍종현은 "어릴 때 막연히 생각하기에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봤다. 뭘 잘하고 뭐가 부족한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하는지, 어떤 역할이 잘 어울리는지 모르니까. 그래서 좀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해 보고 싶었고, 군대 가기 전까지도 그렇게 활동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30대가 더 기대된다. 배우 생활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 제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좀 더 커질 테니까 집중해서 올인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군대 가면 일을 했던 이 시간들이 굉장히 그리울 것 같지만, 조급하지 않게 잘 다스리면서 열정을 쌓아서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30대가 아닌 현재에는 접할 수 있는 역할 폭이 좁다고 느끼는지 묻자 "제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민의 종류나 깊이가 달라진다"며 "배우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조금씩 더 진지해지고 발전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게 쌓인 30대에는 훨씬 더 재미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라고 설명했다.

    홍종현은 "10년이 됐으니 거창한 말을 해야 될 것 같은데"라고 잠시 주저하더니 "다른 일을 더 많이 할 수도 있겠지만 20년, 30년 될 때까지도 배우를 계속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팬미팅하면서 느낀 건데 제가 10년 동안 팬분들한테든 사람들한테든 관심 받고 응원의 메시지 받고 사랑받는 것에 대해 예전에는 감사한 마음만 있었다. 지금은 든든하다"며 팬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연신 웃으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발언을 해 나갔다.

    "사실 이 일을 하면서 되게 좀 힘들고 버거울 때도 많아요. 근데 계속 할 수 있는 거는 제가 정말 좋아한다는 이유도 있고,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힘이 되어주기 때문인 것 같다. 가족, 친구들이 언제부턴가 되게 든든해졌다. 그런 사람들이 저한테 좋은 영향을 주어, 제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으니까.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 그리고 '엄마아빠 사랑해요'라고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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