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이 사고자를 발견하고, 응급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바디캠을 몸에 장착한 특수구조단(우측)이 현장 상황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전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SKT 제공)
#"조난자 발생" 춘천 봉의산에서 구조 신고가 강원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드론 출동준비' 특수구조단이 현장 출동을 준비하는 동안, 상황실은 곧바로 관제드론 2대를 현장에 급파했다. 드론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줌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숲이 우거진 깊은 산 속이거나 어두운 밤에도 구조 현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상황실과 공유한다.신고가 들어온 지 약 3분 만에, 드론이 조난자를 발견했다는 신호를 보낸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인명구조견의 옷에는 LTE 바디캠이 달려 있어 응급 조치를 하면서도 조난자의 현재 상태와 위치를 특수구조단 소방헬기에 전송한다.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은 특수구조단은 높은 산 위에서도 조금도 헤매지 않고 부상자가 있는 곳으로 재빨리 도착, 곧바로 헬기에 이송했다. 특수구조단은 이동 중에도 바디캠으로 사고자의 환부를 의사에게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지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골든 타임을 지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이 강원도 재난 안전지킴이로 나섰다. 지형 특성상 폭설이나 강풍, 산불도 잦은 강원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지원해 도민은 물론 관광객, 또 재난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소방관들의 안전한 구조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내년 초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도 세계 각국이 지켜보는 가운데, ICT 기술이 집약된 공공 재난 솔루션으로 대한민국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20일 강원소방본부와 손잡고 자사의 ICT를 활용해 효과적인 소방 활동을 지원하고 각종 재난 안전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총 면적이 1만 6873㎢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강원도 소방공무원 한명이 담당하는 면적도 가장 넓다. 소방관의 출동 시간도 길다.
게다가 강원도 총 면적의 82%가 산림이다. 숲이 우거지고 계곡 등이 많아 특수 재난 발생 빈도가 높고 사고 발생 시 구조 요청자의 위치 파악 또한 쉽지 않다.
이러한 "강원도의 지리적 환경을 극복하고 각종 사고와 인명 구조에 신속, 정확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공공 재난 안전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게 SK텔레콤이 밝힌 이번 협력의 배경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소방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이하 바디캠) 230대, 관제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 등을 강원소방본부에게 제공한다. 이들 장비와 시스템은 총 5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은 해당 솔루션을 1년간 무상으로 지원해 강원소방본부의 안전한 구조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소방본부는 특수구조단과 관할 16개 소방서에 해당 장비를 배치하고,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기반으로 상황실에서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곧 강원도민과 강원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 전망이다.
◇ 바디캠·드론, 소방관 '눈과 발'… LTE 영상 실시간 공유, 신속한 구조·응급처치 이날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은 강원도 춘천시 봉의산에 모의 조난자 구조 상황을 연출하고, SK텔레콤의 공공 안전 솔루션을 활용해 사고자 위치 파악, 구조 및 응급처치 등을 시연했다.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은 ▲헬기가 출동하기 전 관제드론이 조난자 수색 범위와 경로를 추적하고 ▲인명구조견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사고자 위치를 옷에 부착된 바디캠으로 찍어 영상을 전송하며 ▲응급 처치를 위해 환자의 환부 영상을 의사에게 전달하는 모습 등을 선보였다.
신고가 접수되면 119종합상황실에는 총 6개의 카메라 화면이 뜬다. 급파된 2개의 드론에 탑재된 열감지 카메라와 고배율 줌 카메라 화면, 조난현장 화면, 구조요원 인명구조견에 장착된 각각의 바디캠, 헬기 내부의 액션캠 화면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바디캠과 관제드론은 당장 현장에 갈 수 도착할 수 없는 소방관의 눈과 발 역할을 하는 셈이다. 160g 미만인 'T 라이브 캐스터'는 강원도 전역에서 LTE 망을 통해 현장의 영상을 끊김 없이 송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방관들은 이를 통해 화재 현장이나 구조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는 나아가 초고속·초저지연 5G 통신으로 공공 안전 솔루션을 고도화나가 각종 재난 사고에 더욱 신속, 정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재난현장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다하는 소방관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자사의 ICT 기술이 재난 현장에서 얼마나 시의적절하게 잘 대응가능한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를 토대로 5G 선점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강원소방본부 이흥교 본부장은 "재난 사고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상황 또한 복잡해지면서 정보통신기술을 재난 현장에 응용하고 발전시키는 게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면서 "현장지휘와 응급처치 효율성 등 재난대응 정보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원소방본부는 더욱 신속한 응급 조치를 위해 의사의 PC나 태블릿으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도록 도내 많은 병원과도 연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 ICT 재난 대응 '글로벌 확산'…"인프라 공유, 고객·사회에 더 나은 가치 제공"
전 세계적으로 재난 대응을 위한 ICT 도입은 확산되고 추세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재난재해가 대형화되고, 피해 예측 또한 어려워지는 탓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재난 발생 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EU는 제방에 센서를 설치하고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홍수 위험 경보를 전달하는 '홍수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본도 이통사를 중심으로 자연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NTT도코모는 쓰나미를 감시하고 지각의 변화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일부 기지국에 시험 장착했다. KDDI는 주민이 보내는 긴급 메시지를 드론을 통해 전달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사업자를 중심으로 공공안전을 위해 ICT를 도입에 힘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무인기를 활용해 산불을 감시하고, 촬영 영상 기반으로 산불 확산 방지 등 시나리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센서로 측정한 바닷속 지진파, 조류 흐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수중 통신망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수중 통신망이 구축되면 쓰나미·해저 지진 등의 재난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SK텔레콤은 화재경보기, IoT 망, 관리시스템을 결합한 '지능형 화재 감시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열과 연기 등을 분석해 화재 사실을 감지하고, 화재 정보를 소방본부 종합상황실로 전달하는 솔루션이다.
SK텔레콤은 소방관들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고위험 재난 구역에 투입될 5G 원격제어로봇이나 열감지 센서가 장착된 구조복, AR 고글이나 산소호흡기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김장기 IoT사업부문장도 "공공 안전 솔루션이 국민 안전을 위해 늘 노력하는 소방관의 재난 대응 활동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SK텔레콤이 보유한 ICT 인프라를 공유해 고객과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