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지진이 났을 경우 학생들의 대피 결정을 하는 교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21일 "김 부총리가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대피 결정과 관련해 시험실 감독관과 시험장(고사장 책임자)의 책임소재를 따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앞서 발표한 지진 대피요령 등을 보면 수능을 치르다 지진이 날 경우 시험 중단 여부를 판단할 일차적 책임과 권한은 시험실 감독관에게 있다.
기상청과 교육부가 사전에 정한 단계별(가·나·다 단계) 대응 시나리오가 고사장을 거쳐 개별 시험실로 전달되기 전에 학생들이 대피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같은 고사장에서도 일부 교실은 감독관 판단에 따라 시험을 중단하고 책상 밑으로 대피했는데 다른 시험실은 그대로 시험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시험을 중단하고 책상 밑으로 대피했는데 가장 경미한 '가'단계(시험 중단 없이 계속 치름) 대응 매뉴얼이 전달될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진동이 심해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 건물 밖으로의 대피 여부는 주로 학교장이나 교육청 파견 장학관이 담당하는 고사장 책임자가 결정한다.
일단 운동장으로 대피하면 시험은 무효 처리된다.
하지만 이미 일주일 밀린 대입전형 일정 때문에 사실상 재시험도 불가능한 데다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지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감독관과 고사장 책임자가 진동을 느꼈을 때 시험을 중단시키는 것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안전을 위해서 국가가 책임질 부분"이라며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률지원과 소송 비용 등도 정부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