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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파업 80일차, 예능 부장·팀장들 보직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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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새노조 파업 80일차, 예능 부장·팀장들 보직사퇴

    "다음주 이후 모든 예능 파행 가시화"… 드라마·영상제작국 성명 줄이어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가 고대영 사장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80일째 파업 중인 가운데, KBS 예능 부장·팀장들이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고 사장의 용퇴를 요구하며 보직사퇴했다.

    KBS 제작본부 예능 부장·팀장 11명(김호상·한경천·이황선·이민호·권재영·유웅식·원종재·조현아·최재형·하태석·조준희)은 21일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파업을 시작한지 80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다수 제작본부 예능PD들이 제작을 거부한 상황에서 현재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파행 또는 결방됐다.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이 결방 없이 방송되어 온 이유는 고대영 사장을 지지해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첫째로 그 프로그램들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보직자들을 포함한 비노조원들이었기 때문이고, 둘째로 파업 이후 수반될 수 있는 도의적, 법률적 책임으로부터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KBS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제 재앙적 수준의 몰락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파업사태를 초래한 당사자인 고대영 사장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한 채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사태를 야기한 고대영 사장은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 주시기 바란다"며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뜻으로 제작본부 예능 부장들은 이미 보직을 사퇴한 팀장들과 함께 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예능 부장·팀장 대다수가 보직을 사퇴하게 되면, 다음주 이후 모든 KBS 예능 프로그램의 파행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예능PD들, 고대영 사장 사퇴 촉구 성명

    지난 17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돌아오라 리셋 고봉순' 행사가 열렸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앞서 KBS 예능PD 일동은 지난 17일 '제발 그만 좀 웃기고 사퇴하라!'라는 성명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아전인수 식으로 '개그콘서트'를 비난한 것과 경영진의 부실한 대처 모두를 비판했다.

    지난 10일 열린 KBS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현재 집권한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것이 민주주의 선진국 방송 아닙니까? 과거 대통령, 감옥에 가 있는 대통령 이렇게 짓밟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같은 당 박대출 의원 역시 "정권 입맛에 맞는 사장이 오면 소름끼칠 정도의 프로가 나오겠구먼요"라고 말했다.

    이때 고 사장은 "코미디니까…"라고 말했고, 김진홍 예능본부장은 "의원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다음주 일요일 저녁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관련한 것이 나오는지 기다려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예능PD들은 "현 정권에 부조리함이 있다면, 신랄한 비판과 사이다 같은 풍자를 날려줄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다. 그런데 묻고 싶은 게 있다. 왜 과거 정권의 부조리함은 덮어두라고 하는가. 풍자의 대상이 되는 게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치 풍자는 공영방송의 예능 피디에게 있어서 공영성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이다. 또한 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진 힘이고, 코미디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특정 인물을 풍자의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제작 자율성을 해치려는 작태를 보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뭐니 뭐니 해도 이번 국정감사 코미디의 화룡점정은 고대영 사장과 임원들의 대응이었다. 위와 같은 국회의원들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바로잡기는커녕, 굴욕적으로 수용하는 경영진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움의 극치였다. 이런 자들이 공영방송을 이끌어갈 자격이 있는가"라며 "국민을 위한 진정한 웃음은 KBS 예능PD들이 맡을 테니, 고대영 사장과 임원들은 제발 그만 좀 웃기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 드라마국·영상제작국도 연달아 성명 발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조원들이 KBS 시청자광장을 드나드는 시민들에게 노보를 나눠주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새노조 드라마국 노조원 일동도 21일 '고대영-이인호 체제의 조기 종영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고대영, 이인호는 '드라마는 결방 안 났다'고 안도하고 있나본데, 오산이다. 드라마 제작 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해 표가 덜 나서 그렇지, 파업의 영향은 다른 어느 분야 못지않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와 연기자, 제작사, 주요 제작 인력들의 이탈… 당장 내년 라인업과 프로듀서 배정에 혼선을 빚고 있고, 후속작의 프리프로덕션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연말 연기대상은 또 어떤가? 사장이 무사히 시상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고대영, 이인호 씨는 이 모든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더 이상 KBS에 민폐를 끼치지 말고 속히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새노조 영상제작구역 노조원 일동은 성명을 내어 "고대영 사장의 200만원 뉴스 거래, 강규형 이사의 엽기 행각과 여러 이사들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에 더해 국정원과 KBS간의 더러운 거래에 대한 새로운 폭로가 또 터졌지만,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한 정치권의 뒤에 숨은 적폐 세력들은 포항지진 모금방송 등을 핑계로 생명연장의 헛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부역 간부 당신들이 이미 국민들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고대영 체제의 숨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이 스스로를 개혁해 KBS를 다시 국민의 방송,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각 조직의 능력 있는 엘리트들이었던 당신들이 우리의 진정한 동료이자 믿을 수 있는 선배임을 보여줄 때"라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보직간부들에게 "우리의 선배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함께 새로운 KBS를 세우자"고 전했다.

    한편, 새노조는 KBS가 '포항 지진피해,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는 특별생방송을 진행한 지난 20일에도 침묵시위를 벌이며 항의했다. 국정원 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고대영 사장의 KBS 하에서 모금방송은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생방송이 진행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재난피해 모금방송은 고대영 없는 KBS에서', '고대영이 모금방송? 울트라 스튜핏!', '퇴진 고대영' 등의 손팻말을 들었고, 시청자광장을 드나드는 시민들에게 노보를 나누어 주며 파업 이유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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