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2일 "이 땅에 정의가 더욱 뿌리내리도록 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을 시인에 비유하는 시를 읊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누가 제게 정의가 뭐냐고 물어도 저는 진정한 법률가가 되지 못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생각에 생각을 더해 제 모자람을 줄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들려드리겠다"며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 저녘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 그런 사람들이 /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 고귀한 인류이고 / 영원한 광명이고 /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라고 진행되는 김종삼 시인의 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를 직접 읊었다.
그는 "시인과 다름없이 살아가시는 인정 많은 우리 국민들이 헌법이라는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지 않으실 수 있도록 헌법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시를 말씀드렸다"며 "헌법재판소는 고단한 삶이지만 슬기롭게 살아가시는 우리 국민들이 내미시는 손을 굳건하게 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을,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면서 재판하자고 생각해왔다"며 "그래야 판단이라는 숙명을 지닌 법관의 생각이 자유로워진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 자리가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이긴 하지만, 제가 그동안 어찌 살았고 무슨 생각을 지녔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면서 제 삶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