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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안철수, 의지는 강하지만 방법은 암중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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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지 않는 안철수, 의지는 강하지만 방법은 암중모색

    통합 염두한 당내 여론 수렴 작업 계속, 전당대회 강행은 미지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의원총회에서 반발에 부딪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통합을 위한 물밑 작업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반대 기류도 여전히 공고해 통합을 실질적으로 강행하는 과정 속에 격렬한 진통이 예상된다.

    ◇ 안철수, 비토 많았던 의총 결과 아랑곳 않고 여론작업 계속

    안 대표는 23일 오전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를 만났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한 두 사람은 공통 분모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은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더이상 좌우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문제 해결 정당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도 "(양당이) 정책이든, 선거든 앞으로 크게 협력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이 자리에 왔다"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오후에는 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을 만나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 문제에 대해 비공개 토론을 벌였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와는 달리 이날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지방선거를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적극 동조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한 지역위원장은 "다당제 완성과 영호남 화합을 위해 합쳐야 한다"며 "정책연대 뒤에는 바로 (통합을 결정하는) 선거를 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위원장도 "지금 지지율 5% 정당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우리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먼저 헤게모니 잡아야 한다"고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의총에서 일부 호남 의원들에게 수위 높은 공격을 받은 안 대표는 이처럼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간다는 분위기이다.

    안 대표는 의총 다음날인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총은 정당의 중요한 축이긴 하지만 당의 결정을 하는 기구는 아니다"며 "당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는 최고위, 당무위, 중앙위, 전당대회"라고 설명했다. 즉, 의총은 의견 수렴 창구의 하나일 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밑 여론 작업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날 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태규 원장)은 바른정당과 통합시에 정당 지지율이 19.2%에 달해 양당 합산 지지율 11.8%보다 7.4%p높아 상당한 통합 시너지를 낸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기도 했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전당대회 강행하자니 반대 의견 거세, 바른정당 상황도 유동적

    의총 결과와는 상관 없이 안 대표의 통합 추진 의지는 강한 상태이지만 거쳐야할 과정이 만만치 않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 당 통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최고위, 당무위, 중앙위를 거쳐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현역 의원들 상당수가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강행한다면 엄청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한 핵심 당직자는 "구성원의 전반적인 동의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다"며 "이처럼 감정이 안좋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전당대회를 치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통합에 긍정적인 김관영, 이태규 의원은 사전에 '전당원투표'를 통해서 당원들의 찬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원 의사를 미리 확인해 통합의 명분을 찾자는 것이다.

    하지만 전당원투표를 치르는 방식과 결과 해석을 둘러싸고도 이견은 분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한 쪽에 압도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양측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상대인 바른정당 입장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에서는 자유한국당으로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승민 대표도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정체성을 다잡으며 신중히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중도보수'를 강조한 유 대표가 햇볕정책을 대표하는 호남 중진들까지도 모두 포섭할 용의가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유 대표 본인은 호남 배제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과는 한 배를 타기 어렵지 않겠냐는 정치적 관측도 있다.

    통합에 의지가 강한 안 대표 측도 이런 바른정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 대표의 최측근은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일부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당내 여론 수렴과 설득 작업은 계속하겠지만, 솔직히 전당대회까지 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오는 25일 바른정당의 국회의원-원외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번 정기국회에서 양당 정책연대를 어떤 형태로 진행하고, 어느정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는지도 통합 여부에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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