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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수험생·학부모 "특별한 수능이라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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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수험생·학부모 "특별한 수능이라 감사한 하루였다"

    2018학년도 수능일인 23일 오후 경북 포항 북구 유성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고 있다. 황진환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전 강진이 발생했던 포항지역 12개 시험장에서도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여진을 걱정하던 수험생과 가족들은 시험이 무사히 끝나자 안도하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했다.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포항 이동중학교.

    이 학교는 지난 15일 발생한 5.4규모 지진에 포항여고가 피해가 발생하자 대처 시험장으로 지정된 곳이다.

    오후 4시쯤이 되자 수능을 마치고 나올 자녀를 맞으러 나온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부모 심혜경 씨는 “여느때와 다르게 다사다난했던 수능이라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많았다”면서 “여진 없이 무탈하게 치렀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이번에 특별한 수능이라서 감사한 하루가 되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을 친다고 고생한 딸 효원이가 좀 더 큰 꿈을 향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윤정숙씨는 “딸 나무가 이번에 지진도 겪고 힘들었는데 시험 친다고 고생했고, 시험을 마치고 나올 딸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수능 2교시 수학영역 시험이 진행 중이던 오전 11시 35분쯤 포항 북구 북쪽 9km 지점에서 규모 1.7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진동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오전 10시 57분쯤에는 포항 이동중학교에서 조명이 순간적으로 꺼졌다 켜졌지만 시험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오후 5시 20분쯤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 건물을 빠져 나왔고, 기다리던 학부모와 교사 등은 박수로 시험에 지친 이들을 위로했다.

    수험생들은 전국을 공포에 빠뜨린 강진과 어어진 60여 차례의 여진을 고스란히 겪으며 이번 시험을 준비했다.

    수능을 무사히 마쳤다는 해방감과 아쉬움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사진=김대기 기자)

     

    수험생 김현주 학생은 “한국사가 생각보다 어려웠는데 전체적으로 조금 어려운 편이었다”면서 “1년 동안 열심히 한 게 아쉬우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학생은 오후 4시쯤부터 교문을 지켰던 어머니 심혜경와 껴안고 고생한 서로를 위로했다.

    수험생 이지원 학생은 “지난 1년 동안 수능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번 1주일 동안은 지진 걱정만 됐다”면서 “그래도 수능이 끝나니 좋다”고 전했다.

    강지원(세명고) 수험생은 “수능 무사히 마쳐서 좋고 이제 다 털어 놓는 기분으로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험생만큼이나 마음고생이 컷던 학부모들은 지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시험을 무사히 끝낸 자녀가 오늘 따라 부쩍 대견스러운 모습이다.

    흥해에 사는 허은숙 씨는 지진 때문에 친구 집에서 가서 시험을 준비한 딸 신소영 학생을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허 씨는 “3년 동안 교통편이 불편했을텐데 잘 참아 준 딸이 고맙고 대견하다”면서 “며칠동안 아이를 잘 보살펴준 친구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소영(이동고) 학생은 “홀가분하고 섭섭하기도하고 허전하기도 하지만 기분이 좋다”면서 “며칠은 엄마 옆에서 열심히 놀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특별한 수능을 치른 포항지역 수험생과 학부모. 서로를 꼭 안아주는 모습에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묻어나는 듯했다.

    한편, 이번 수능 포항지역 결시율(1교시)은 9.26%로 전국 평균 9.48%에 못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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