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민호야 고통도 착취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렴"



제주

    "민호야 고통도 착취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렴"

    고 이민호 군의 18번째 생일날 열린 제주 추모문화제

     

    "그 어떤 사람의 죽음도 물음표로 남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누군가가 어른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죽은 것. 그리고 진상규명 이뤄지지 않는 것. 이 한국사회는 블랙코미디일 수밖에 없습니다."

    2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고 이민호(18) 군을 위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수능을 마치고 문화제에 참석한 동갑내기 학생 고민성(18)군은 “어떤 죽음도 물음표로 남으면 안된다”며 현장실습 사고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고 군은 “한 학생과 노동자, 국민으로서 이 사건의 적폐는 청산돼야 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자들을 공개해 정당하게 심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에서 민호를 추모하기 위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이상현 위원장도 이날 제주를 찾아 “억울하게 운명한 고인을 추모한다”며 “이 사실을 기억하고, 이 현실을 바꿔나가는 데 뜻을 같이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 문화제를 준비한 제주 현장실습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김여선(참교육학부모회 회장)씨는 “선생님께 현장실습 추천받고 나가서 돈을 벌고 부모님께 힘이 된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을까. 그런 기대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것. 그것을 도와줄 어른이 없었다는 게 너무 기막히고 슬프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씨는 “너의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분노와 부끄러움을 느끼는 이 상황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우리 사회가 우리 아들딸들이 존중받으며 일하고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게. 고통도 차별도 착취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렴”이라고 울먹였다.

    정영조 민주노총제주본부 청소년노동인권사업단장은 “회사는 사죄도 없고 재발방지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정씨는 “교육청도 너무나 형편없는 기관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고 나고 14일 지났다. 그런데 언론브리핑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됐고 책임질 사람은 누군지에 대해서 아무 언급도 없다”며 “정말 형편없는 교육청”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민호의 18번째 생일인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수능을 마치고 온 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애도를 전했다.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 현수막에 추모의 글과 헌화하며 슬픔을 나눴다.

    추모 엽서에는 ‘너무 이른 나이에 꽃이 되었네요. 그곳에서는 조금이나마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현장실습 제도 개선하라’, ‘안전하지 못한 나라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고인을 애도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공동대책위는 이날 추모문화제를 비롯해 제주도교육청에 제주지역 현장실습실태 전수조사(노동안전, 근로기준법 준수 등)와 재발 방지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사고 발생 업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등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민호 군 사망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이 제주를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현장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이학영 위원장과 강병원 의원, 오영훈 의원은 오는 24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사고 발생 업체를 찾아 현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함께 제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