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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산 시의원의 피감 기관 '노골적 편들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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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부산 시의원의 피감 기관 '노골적 편들기' 논란

    권오성 시의원, 벡스코 비판 보도에 "언론중재 왜 신청안하냐"고 강권

    CBS노컷뉴스는 지난 6월과 7월, 10여 차례에 걸쳐 벡스코의 지역 전시·컨벤션 업체와 상생 문제, 행사장사용조정위원회의 무분별한 유사 행사 추가 배정 문제 등을 다룬 연속 보도를 했다.

    보도 이후 부산시가 자체 진상 조사에 들어갔고 벡스코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해 일일이 해명 자료를 만들고 반박했지만, 9월에 지역 전시·컨벤션 업체들과 상생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행사장사용조정위의 운영 방법 개선안을 만드는 등 개선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벡스코 비판 보도에 부산 시의회 대응 태도 논란

    하지만 벡스코를 직접 관할하는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는 자체 진상 조사는 커녕 아무런 대응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21일에 열린 2017년 벡스코 업무보고에서는 벡스코 문제점에 대한 집중 질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시의원들은 수박 겉 핥기 수준의 질문에 그쳤다.

    당시 업무보고에서 권오성 시의원은 "벡스코 4대 사장을 뽑는 인사 위원으로 참석했었다"며 "언론 보도에 대해 당당하게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언론사에 어필도 하고 능동적으로 대처 해줄 것"을 주문하며 두둔한 바 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11월 21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권 의원은 더 노골적으로 벡스코 편들기에 나서며 자신의 의중을 드러냈다.

    이날 권 의원은 언론 보도 내용 전부가 잘못된 것 처럼 치부하며 언론에 맞서 싸울 것을 강권했다.

    권 의원은 질의 말미에 "언론보도(노컷뉴스의 벡스코 연속 비판 보도)로 인해 벡스코 뿐 아니라 저희들(시의회 경제문화위 위원들)도 기분 나쁘다"라고 말문을 열면서 "그런(보도) 내용들이 사실은 벡스코 뿐만 문제가 아니고 저희들도 기분 나빠요. 관할 하는 위원회가 그것도 제대로 통제 못하면서 위원으로 앉아 있나. 이런 얘기 안하겠어요"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엉뚱하게도 비판 보도를 보는 부산시민들도 기분 나빠한다는 상식 밖의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부산시민들은 또 어떻겠어요… 부산시민들은 맨날 벡스코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나고 두드려 맞고 이러는데 부산시민들이 기분 좋겠습니까?… 우리 위원회와 부산시민, 벡스코, 나머지 직원들은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권 의원은 또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올린 벡스코의 보도 해명자료 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언론중재위에 중재신청을 안 했냐며 벡스코 사장을 질타했는데 이는 사실상 벡스코 측에 언론사 대응을 강권한 셈이다.

    "이거 딱 이 정도 같으면 충분하게 그 당시 이야기해 가지고 다른 사람(경제문화위 위원들, 벡스코 직원, 부산 시민) 기분 나빠하는 것을 들어주셔야 할 것 아닙니까? 그걸 왜 사장님 마음대로 언론중재위 한다 안 한다 결정하십니까?"

    ◇ 피감 기관에 언론 대응 강요 논란

    이날 행정사무감사에 참여한 시의회 경제문화위의 다른 시의원들이 대부분 언론보도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책을 강구해줄 것을 발언했던 것과 다르게 권 의원만 유독 피감 기관을 두둔하며 심지어 언론과 싸움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먼저 권 의원이 피감 기관에 대해 거듭 언론중재위에 중재신청을 강권한 것은 자신과 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의 소홀했던 '관할 기관에 대한 감시·감독 책임을 엉뚱하게 언론에게 떠넘기는 책임 회피'에 다름이 아니었다.

    심지어 벡스코에게 자신의 감정적인 분풀이를 위해 피감 기관에게 언론과 대리전을 강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벡스코 측은 지난 7월 권 의원의 요구대로 CBS노컷뉴스 보도에 대한 언론중재위 중재신청을 위한 준비에 몰두해왔고 그 배경에 권 의원의 은근한 압박이 있었음을 추정하게 한다.

    이처럼 공식 자리에서 특정 언론사를 적대시하며 보복 차원의 언론 대응을 강요한 권 의원의 발언은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언론 비판 기능'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거나 '왜곡된 공직관'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권 의원이 평소 벡스코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벡스코 비판 보도에 무조건 편들기 발언을 하고 나서 않았겠냐는 '피감 기관과의 유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차원의 언론 보도에 대해 피감 기관에게 언론 대응을 강요하는 것은 행정사무감사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보도에 불만이 있다면 시의회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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