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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았던 4년제 대학 입학금이 결국 폐지된다.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대학생대표 3자가 협의 끝에 오는 2022년에 4년제 사립대학의 입학금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국립대는 내년부터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이미 발표해 4년제 사립대의 입학금이 폐지되면 오는 2022년에는 사실상 4년제 대학 입학금은 사라지게 된다.
정부와 사총협 등은 입학금 규모에 따라 내년부터 4~5년에 걸쳐 입학금의 80%를 매년16~20%씩 감축하고 나머지 20%는 오는 2022년에는 등록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와 사총협이 입학금을 80대 20으로 구분한 이유는 현행 대학 입학금의 15~20%정도만이 입학행사비나 신입생 지원비용 등 입학실비로 쓰이고 있을 뿐 나머지 80~85%는 일반 등록금과 마찬가지로 인건비 등 입학과 무관한 비용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입학과 무관한 80%는 감축하고 입학실비에 해당하는 20%는 등록금 형태로 남기기로 한 것. 다만 이 경우에도 남아있는 20%는 해당 금액만큼 국가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학생들의 실제 입학금 부담은 경감하거나 없애기로 했다. 입학금 20%에 해당하는 국가장학금 지급은 감축기간 및 2022년 이후 기간 모두에 적용된다.
입학금 폐지로 인한 대학의 재정수입 감축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사업별'로 이뤄지는데 이런 유형의 재정지원은 해당 사업에만 쓸 수 있을 뿐 대학이 원하는 일반 경상비 등으로는 쓸 수 없다.
사립대는 입학금을 폐지할 경우 일반 경상비 등으로 쓸 수 있는 일반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해 모든 대학에 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정부는 '일반재정지원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모든 대학에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양자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상 자율개선대학 이상의 수준이면 별도의 평가없이 재정지원을 하되, 그 비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연간 4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입학금 폐지는 정부와 사립대 양측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이다. 사립대는 명목상 입학금의 80%를 양보하는 대신 '국가장학금+정부 재정지원'을 얻었고 정부는 재정지원 등을 지렛대로 '입학금 실질 폐지'를 얻어냈다.
계산서를 따져 보면 사립대는 기존 입학금 가운데 20%를 등록금으로 유지하고 신편입생에게 교비로 지급하던 장학금 20~30%를 국가장학금으로 대체하게 되는데다 일반재정지원까지 받게 돼 기존 입학금의 80~85%는 보전받는 셈이다. 실제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일반재정지원사업 규모는 4천억원으로, 지난 2015년 기준 4년제 사립대 입학금 총 수입 3,941억원과 거의 일치한다. 학생 대표들도 이번 합의에 만족하고 있다. 당초 학생들은 입학금의 즉각 폐지를 요구해왔으나 실질 입학금 부담이 해소되는 선에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만 변수는 일부 개별 사립대의 반발이다. 지난번 교육부와 사총협이 입학금 폐지에 합의했다가 개별 대학의 반발로 합의가 번복된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번에도 일부 대학의 반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사총협은 "이미 이번 합의안에 대해 지난 월요일 회장단 회의를 거쳐 추인했고 개별 대학에도 이미 다 통보한 상태"라며 "합의가 번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총협은 다음달 1일 총회를 열어 입학금 폐지 합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입학금 폐지 합의에 전문대학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문대의 경우 수학기간이 2~3년으로 4년제 대학에 비해 짧으면서도 입학금 수준은 60~80만원으로 4년제 대학과 비슷하다"며 "전문대 입학금이 폐지될 경우 전문대로서는 4년제 대학에 비해 그 부담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대 입학금의 경우도 어떻게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