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임원회의 개최요일과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던 임원회의를 화요일로 옮기고, 실적발표 위주였던 회의를 전문가 초빙과 토론으로 변화시키기로 했다.
최 원장은 28일 오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 간부회의 개최 시기를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간부회의 직후 주요 금융 이슈별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견해를 청취하고 토론하는 등 회의 방식 변화도 주문했다.
간부회의를 화요일로 옮긴 이유는 '주중에 열심히 일하자'는 최 원장의 평소 소신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간부회의를 월요일로 할 경우 간부가 회의를 하기 위해 주말에 출근해야 하고, 간부가 출근하게 되면 그 아래 국·팀장도 줄줄이 출근해야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 원장은 굳이 주말에 출근하지 말고 월요일에 출근해 회의 준비를 하고, 임원 스스로도 밑에 일을 전가하지 말라고 간부들에게 신신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카오뱅크, 가상통화 등 최근 이슈들에 대해 간부들도 폭넓게 알아야 한다고 판단, 전문가를 초빙해 이슈 토론을 계획했다. 본래 회의를 30분으로 확 줄이고 그 이후 시간에 전문가 설명에 이은 이슈 토론을 진행하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부들도 자신들의 일에 바빠 최근 이슈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판단, 정기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업계와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월요일 임원회의를 뜯어고친 최 원장은 금감원 전반에 대한 개혁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인사·조직문화 혁신', '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등 3대 개혁 중심으로 운영 중인 태스크포스(TF)팀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수석부원장이 임명된 만큼 연말까지 제재심을 자주 열어서라도 그간 지연된 제재 건들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로 인해 금감원이 '적폐'로 지목된만큼, 이에 대한 제재 절차도 연말까지 마무리 짓고 새해에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금감원은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한 개인 등에 대해 개인 소명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절차가 끝난 뒤 다음달 초쯤 인사윤리위원회를 열어 의결한 뒤 원장에 추인을 얻을 예정이다.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한 조직 진단 결과도 다음달 중순쯤 발표될 계획이다. 현재 금감원은 업권별로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으로 조직이 분화돼 있는데 금융환경 변화에 발맞춰 기능이 강화된 형태로 조직이 통폐합 또는 신설될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팀에 연금, 보험, 은행 신탁 등이 포함되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 비리로 인해 조직의 위신이 떨어지고 위축되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새로 취임한 원장이 조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함께 개혁적 방향으로 가려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