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료사진.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정부 당시 공무원과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의혹을 받는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다.
앞서 검찰에서 2차례, 특검에서 1차례 조사받은 우 전 수석은 이날로 4번째 조사를 앞두게 됐다. 우 전 수석은 전날 출석 의사를 검찰에 명확히 전달한 상태다.
◇ 檢, '사찰문건 비선보고' 혐의 집중 추궁할 듯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공무원·민간인 사찰문건을 비선으로 보고받은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수사를 받던 우 전 수석은 최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의 사찰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돼 다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었다.
우 전 수석은 특히 지난해 7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찰 내용을 2차례 '비선보고' 받은 것으로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TF 조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조사에서도 추 전 국장은 우 전 수석이 전화로 이 전 감찰관의 뒷조사를 지시했고, 자신이 사찰 보고서를 비선으로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 긴급체포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또 지난 26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역시 검찰조사에서 추 전 국장으로부터 사찰 결과를 보고받았고, 관련 자료를 우 전 수석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4일, 자신의 '국정농단' 공판을 받고 나오는 우 전 수석의 휴대전화와 차량을 기습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 변호인이 현직 검찰 간부를 통해 추 전 국장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최 전 차장과 함께, 이미 구속기소 된 추 전 국장 공소장에 범행 공모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 전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검찰은 이날 그를 소환한다. 전날 검찰 관계자는 "고경력자(오랜 수사 경력을 지닌) 검사가 우 전 수석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레이저눈빛', '황제소환'…말 많았던 우병우 소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료사진. (사진=박종민 기자)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6일, 가족회사인 '정강'의 횡령 배임 혐의 및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에 처음 소환됐다. 청사에서 질문을 던진 기자를 일명 '레이저눈빛'으로 쏘아본 날이었다.
당시 조사실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우 전 수석과,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역시 웃고 있는 검사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돼 '황제조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 2월 18일, 박근혜·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특검에 소환되기도 했다.
같은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6일 검찰에 3번째 소환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님 관련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전보다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앞서 국정농단 수사 당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그는 '법꾸라지'라는 별명과 함께 불구속 상태에서 현재 국정농단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