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집에 침입한 이모 씨가 정 씨 지인을 다치게 한 혐의(강도상해)로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자택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의 후폭풍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으로 번지고 있다.
이 부회장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장시호씨와 고영태씨가 잇달아 흉기난동 사건에 따른 신변위협을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서다.
고씨는 29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고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신청한 증인으로 이날 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고씨가 오늘 오전에 갑자기 연락해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고씨가 나오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운을 뗐다.
특검팀은 "최근 발생한 정유라 피습을 노모가 이야기 하면서 강력하게 (출석을)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가족 만류로 나오지 못하겠다고 했다. 설득을 했는데 오늘 도저히 못나오겠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증인으로 채택된 장시호씨도 전날 이 부회장 재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정씨 자택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으로 인해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씨는 다음달 6일 자신의 재판 선고가 예정돼 있어 그 전에 언론노출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장씨에 이어 (고씨의 불출석으로) 원만한 진행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모씨가 돈을 노리고 지난 25일 정씨 자택에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마필관리사 A씨가 다친 사건 이후 국정농단에 연루된 인물들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오후 장씨를, 다음달 13일 오후 고씨를 각각 증인으로 다시 불러 신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3일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