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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력 완성?…"기술적으로 검증해야 할 부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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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핵무력 완성?…"기술적으로 검증해야 할 부분 많아"

    전문가들 "대기권 재진입, 정확한 타격 위한 유도기술 검증 필요"

    북한이 새로 개발한 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29일 오후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6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선언했지만 기술적으로는 더 극복하고 검증해 보여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29일 새벽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해 960km를 날려 보냈다. 최고 고도는 4500여km로 북한이 지금까지 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높이 치솟았다.

    미사일 사거리는 보통 최고 고도의 3배 안팎이어서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최소 11000~12000km 이상 날아갈 수 있는, 즉 미국의 동부인 워싱턴과 뉴욕 등도 타격할 수 있는 비행거리를 갖춘 미사일로 평가된다.

    북한이 7월 4일에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은 고도 2,802㎞ 거리 933㎞로 이를 정상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약 8000km로 추정됐다.

    이어 7월 28일에 발사한 화성-14형은 고도 3,724㎞, 비행 거리 998㎞로 정상발사시 사거리가 9000~10000km일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날 화성-15형 발사로 4개월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비행거리를 2000km 이상 늘린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사거리가 늘어난 것 외에 다른 기술적 특징들은 새로 드러난게 없고 북한도 핵심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지만 최근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제제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해 반발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미사일 발사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중대보도를 통해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미사일), 화성 15형의 성공적인 발사를 지켜보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미사일)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 높게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늘 발사된 미사일은 7월에 비해 고도가 7~800km 더 높아진 것 외에 대기권 재진입이나 목표물에 정확히 탄착시키는 유도기술
    등이 증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북한이 탄두중량을 줄여 사거리를 늘렸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거두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는 실거리 정상발사를 통한 탄두폭발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8월 29일과 9월 15일 화성 12형을 일본열도를 넘어 정상발사했고 그 이후 리용호 외무상이 태평양 상에서의 수소탄실험을 언급했다"며 "다음 수순은 미사일에 6차핵실험에 사용한 기폭장치를 탑재해 태평양상으로 6~7000km 정도 날아가게 해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능력을 가지고 그 실체적 위협을 보여줘야 실제적인 핵무력 완성에 다가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날 미사일 발사는 실거리 발사를 통한 핵무력을 완성하려는 기술적 필요성에 따른 실험발사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핵무력 완성'이라는 선언 자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당시의 계측 장비나 목표지점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앞선 시험에서 기술적 성과들을 자세히 공개한 바 있다"며 "태평양상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낮춰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특히 대기권재진입을 위한 삭마(6~7000도의 고열에 탄두가 깎여나가는 것)실험 등을 과장해온 측면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전반적으로 논리적 일관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그동안 언급했던 태평양상의 정상발사와 탄두폭발 시연을 고의로 늦출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적 성과를 다 증명해 보이지 않더라도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위력과 성능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기술 성과를 한번에 다 보여주기 보다는 정치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여줌으로서 미국에 대한 위협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초 핵무력 완성이 막바지 단계라던 북한이 이날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함에 따라 설령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에 대한 세세한 증명이나 설명이 없더라도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를 믿기도 믿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북한이 '이제는 우리는 다 끝났다. 평화를 위한 대화를 하자. 평창올림픽에 가겠다'고 나서면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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