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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리뷰] 페이스ID, 어디까지 될까? 물속에서는?



IT/과학

    [아이폰X 리뷰] 페이스ID, 어디까지 될까? 물속에서는?

    선글라스는 OK, 물안경은 NO…애니모지, 물속에서도 귀여움 '뿜뿜'

    아이폰X 정식 출시일인 24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아이폰의 안면인식 기반 '페이스 ID'를 이용해 잠금을 해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할리우드 변장에도 끄떡없다"

    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을 공개하며 했던 말입니다.

    아이폰의 상징이었던 홈버튼을 과감히 없애고 그 자리까지 화면을 대폭 넓히면서 터치 ID 대신 '페이스ID(아이디)'를 탑재했습니다.

    스마트폰 초기 설정 단계에서 얼굴을 360도 회전해 얼굴을 등록하고요, 이제부턴 폰을 쳐다보기만 하면 자물쇠가 삭~ 돌아가면서 잠금이 해제됩니다.

    오, 신기했습니다. 재빠르게 주인을 알아보네요. 그리고 눈을 마주치는 느낌이랄까.

    이 원리는 뭘까요? 아이폰X 전면 상단에 탑재된 트루뎁스(True Depth) 카메라를 주목해보시겠어요?

    '진짜'라는 뜻의 단어인 'True'와 '깊이'라는 뜻의 'Depth'로 이름 지어진 트루뎁스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피사체와 카메라 렌즈 사이의 '진짜'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엔,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으시겠지만 폰을 마주 봤을 때 왼쪽부터 적외선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근접 센서, 주변광 센서, (스피커, 마이크, 7MP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폰X을 마주하면 트루뎁스 카메라에서 적외선 조명을 쏩니다. 그리고 도트 프로젝터가 눈에 보이지 않는 3만 개의 적외선 점을 얼굴에 뿌립니다. 적외선카메라는 이 무수히 많은 점을 촬영하죠.

    이때 트루뎁스 카메라와 콜라보레이션에 들어가는 엔진이 등장합니다. 바로 A11 바이오닉 칩입니다. 아이폰X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이 고성능 칩은 초당 6000억 회의 연산작업을 하는데요, 3만 개의 점이 찍힌 적외선 사진들을 분석해 3차원 지도를 만듭니다. 아이폰X 초기 설정 단계에서 등록했던 사용자 얼굴과 같은지 비교해 맞으면 풀고, 틀리면 절대 열어주지 않습니다.

    이 얼굴인식 처리에 인공지능 학습을 이용했다네요. 10억 개의 얼굴 샘플로 훈련을 시켜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기존의 터치 ID가 1/50,000의 확률로 다른 사람의 아이폰을 열었다면, 페이스 ID는 1/1,000,000의 확률로 더 안전해진 보안 시스템이라고 애플은 강조합니다. 이전의 얼굴 인식은 단순히 영상을 분석하거나 특징을 세분화해 분석했다면 페이스 ID는 더 입체적이고 세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하게 인식한다고 합니다.

    아이폰X 정식 출시일인 24일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아이폰의 안면인식 기반 '페이스 ID'를 이용해 잠금을 해제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래서! 해봤습니다. 어디까지 주인을 알아볼까?

    일단, 적외선 카메라의 장점은 어두운 곳에서도 페이스 ID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실제로 방에서 불을 다 끄고 실험해봤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네요.

    그런데 문득! 터치 ID도 깜깜한 데서 할 수 있는데? 잠금 패턴도 어차피 디스플레이에 불 들어오니까, 불이 켜졌든 꺼졌든 상관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요. 일단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안경, 머리를 묶거나 풀어보고, 모자를 써봐도 문제 없었습니다. 민낯을 혹시 못 알아본다면 정말 굴욕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다행히 그런 모욕감은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잠금 해제가 잘 안 되는 것도 기분 탓일까요.

    아이폰X은 일상에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얼굴은 충분히 인식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는 입을 많이 가려서인지 저를 알아보지 못하더군요.

    입을 할 수 있는 힘껏 크게 벌리고, 오만상 얼굴을 찡그렸을 때 역시 잠금은 해제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찡그린 얼굴보단 웃는 얼굴이 좋나봅니다.

    재밌는 건, 선글라스는 됐지만, 물안경은 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물안경은 선글라스보다 훨씬 렌즈 부분이 두껍고 불투명한 데다, 눈 주변에 굴곡이 심해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속에 들어가 아이폰X 페이스ID를 실행시키고 있는 모습 (사진=김연지 기자)

     

    그러면 혹시, 물속에서는 될까? 물안경을 쓰자 왠지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이폰X는 IP67 등급의 방수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는 국제전기표준회의(IEC) 및 일본공업규격(JIS)이 정한 방수 규격으로 IP67에서 앞의 '6'은 '먼지의 침입에서 완전히 보호되고 있다'는 방진 기능을 뜻하고, 뒤의 숫자 '7'은 '수심 15cm ~ 1m에서 30분간 사용해도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최대 1m에서 30분간 문제없다는 걸 확인한 뒤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다만, 물속에서 단 한 번도 눈을 떠본 적 없는 저는 이 실험을 위해 '물속에서 눈 뜨는 법'을 검색하고서 원활한 실험을 위해 연습까지 해야 했습니다. 물안경을 썼을 땐 얼굴 인식이 안 됐으니까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잠금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일부 아이폰 마니아들과 카메라 관련 지식이 많은 분의 말을 종합하면, 얼굴 인식 원리가 3만 개의 점들을 쏴서 3차원 지도를 그리는 건데 물 속에서는 적외선이 굴절, 즉 난반사돼서 지도를 제대로 그리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애플의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물에 들어간 김에 아이폰X에 전격 도입된 애니모지도 해봤습니다. 이 녀석은 문제없이 잘 되더군요. 들어갈 때 눈 찡그리고 숨 참는 모습 전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다만, 물 속에선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해서 뽀르륵 찰랑, 거리는 소리만 녹음됐습니다.

    애니모지 원리도 페이스 ID 원리와 유사하지만, 보안과 관련된 페이스 ID는 좀 더 정교하게 인식해야하는 만큼, 함부로 자물쇠를 열어주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궁금해서 했던 실험입니다. 당부를 드리자면, 수영장이나 물놀이 가실 때 참고는 하시되, 일부러 물속에 집어넣거나 잠수시키지는 말아 주세요. 폰은 소모품인 만큼 쓰다보면 보이지 않는 틈이 생기고 또 사이가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아무리 1m에서 30분간 버틸 수 있다 해도 방수 규격은 그런 틈까지 고려한 실험 결과는 아닐 테니까요. 가지고 놀다가 더 깊은 곳에 떨어뜨릴 수도 있고요!! 미처 피하지 못한 비를 맞고 물기가 닿는 생활 방수 정도는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터치 ID의 등장 이후 지문 인식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보안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잊어버리기 쉬운 비밀번호와 달리,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었거든요.

    이제는 페이스 ID가 등장했습니다. 얼굴 인식도 지문 인식처럼 대중적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문 인식이 다시 돌아올지, 또다른 혁신적인 생체 인증이 등장할 수도 있으니까요. 기술의 발전은 참 신기하고 재밌고 한편으로는 또 두려운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인간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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