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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부채를 지고 있는 가계의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오전 올해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을 압박하게 되는 만큼 은행과 제2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린 차주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지난 3분기 말 이미 1400조원을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으로 2분기 말과 비교해 31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정부가 부동산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취지로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을 크게 완화하며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독려한 것이 가계부채의 급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이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이자부담이 2조3000억원 늘고, 1%포인트 상승하면 9조3000억원 증가한다.
특히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위험가구가 기준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된다.
한은의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위험가구는 126만3000가구이고 이들이 보유한 부채 규모는 186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고위험가구가 31만5000가구로 62조원의 금융부채를 안고 있다. 고위험가구는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100%를 넘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40% 이상인 가구로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빚을 갚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내년에 추가로 인상될 경우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가운데 경기회복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차주, 특히 소득이 낮은 계층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소득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