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은행이 6년 5개월만에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예측됐던 일이지만, 그 파급력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 당장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사람이나 실수요자들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주택시장 뿐 아니라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누렸던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금리인상은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과 맞물려 발표되면서 앞으로 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처센터장은 "8.2대책과 10.24대책 등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부동산 구입을 원하는 수요층이 제한돼 거래량이 줄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심리적인 문제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일찌감치 예상됐고 실제 인상폭도 예상 수준이지만, 상당기간 지속됐던 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출발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금융규제에 이어 입주물량 폭탄,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등 부동산 시장 입장에서 볼 때 악재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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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택시장은 서울 강남과 한강권 등 일부 몫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지역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금리 인상이 시장에 가져 올 심리적인 부담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 상승폭이 예상했던 0.25%포인트 수준인 데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 보인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금리인상으로 단기간에 시장이 크게 침체할 것 같지는 않지만, 내년부터 각종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금리인상과 규제가 복합적으로 진행되면 파급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센터장도 "금리인상 초기인 데다 완만한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당장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은 됐지만 금리인상이 실제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일선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당혹스런 모습이다.
가뜩이나 팽배해 있는 관망 분위기로 거래가 뚝 끊긴 상황에서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들은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장기화 될 것을 우려했다.
인천의 한 중개업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얻으러 왔던 신혼부부들이 대출을 좀 더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재미를 봤지만 지금은 거래가 뚝 끊긴 상황인데, 금리까지 인상됐으니 빚 갚아야 할 사람들이나 중개업자인 나나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마포의 한 중개업자 역시 "원금에 이자까지 갚아야 할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 집을 구매하려는 이들은 물론 집을 이미 구매한 이들 역시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내년부터 관련 규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시대가 끝남에따라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