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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북 송유관 차단에 팔짱 낀 중국



칼럼

    [논평] 대북 송유관 차단에 팔짱 낀 중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역대급' ICBM을 앞세운 북한의 도발에 미국이 본 떼를 보여주려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장 '대북(對北) 송유관 차단'과 '해상 수송 봉쇄' 등 최고 수위의 제재 카드가 거론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도발 포기를 위해 모든 가용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이날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초강경 어조로 대북 전방위 봉쇄 필요성을 역설했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북한을 '국제적인 왕따(international pariah)'로 지칭하면서 "만일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utterly destroyed)이다.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3년 중국이 사흘 동안 원유공급을 중단하자 곧바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외교·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이 같은 초강경 대응은 본토 전역이 북한 ICBM의 사정권 안에 들어온 상황의 심감성에 따른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그러나 대북 제재와 북핵 해법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평행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요구에 시진핑 주석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만을 되뇌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雙中斷)'의 연장선인 것이다.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대북 원유 공급을 아예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북한이 '핵 무력의 완성'을 선언하며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불량국가가 됐는데도 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생명줄'인 송유관을 잠그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역대급' ICBM 도발은 백번을 양보해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않았다 하더라도 '레드라인'을 밟은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만일 '레드라인'을 넘었다면 군사적 옵션의 '레드카드(red card)'로 대응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다만 '레드라인'을 밟은 상황이라면 비군사적 옵션의 '옐로우 카드(yellow card)'로 전 방위 압박에 나설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에 즈음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북 정책의 전환 한계선인 '레드라인'의 기준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그 기준은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력을 확보했는지는 미지수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면서 'ICBM'으로 명명하는 대신 '대륙을 넘나드는 탄도미사일'로 표현한 배경일 수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대북 송유관 차단은 현 단계에서 검토할 수 있는 최고 압박 수위의 비군사적 옵션이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는 일정 부분 중국의 책임이 있고, 북핵 해법에도 중국 나름의 역할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송유관 차단 요구를 중국이 마냥 팔짱만 낀 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도 문 대통령의 12월 중국 국빈 방문이 북핵 해법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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