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을 연기하는 등 막판 협상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 증원 등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선 여야 대립이 팽팽해 국회 선진화법 이후 처음으로 법정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야 예산 본회의 상정 시점 늦췄지만 쟁점 9개 중 1개만 합의
여야 원내대표들은 30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을 하고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을 12월2일 정오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예산안은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1일 자정 본회의에 부의하게 돼 있지만 여야가 합의하면서 부의 시점이 연기됐다.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한 지도부 협상에는 각당 원내대표들이 투입돼 총 9가지 쟁점에 대해서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각당 정책위의장들은 장시간 비공개 회의를 열어 쟁점 예산에 대해 절충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비한 상태이다.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9개 쟁점 중 남북협력기금 삭감만 합의를 봤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라 여야는 내년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당초 정부안(1천462억원)보다 837억원이 감액된 9624억원으로 편성하기로 합의했지만 나머지 8개 쟁점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8개 쟁점은 ▷공무원 17만4천명 증원을 위한 5천322억원 ▷ 최저임금 인상분에 따른 보조를 위한 일자리 지원금 3조원 ▷아동수당 1조1천억원 ▷기초연금 인상분 1조7천억원 ▷건강보험 재정 ▷법인세 인상 ▷소득세 인상 ▷ 누리과정 예산 등이다.
이중 아동수당, 기초연금 인상분,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서는 양측이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5개 쟁점에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법정 시한 넘겨 지각 국회 오명쓰나…與에서도 "이대로 가면 2일 통과 어렵다"가장 첨예한 부분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보조금이다. 여당은 두 예산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며 삭감이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대폭 삭감하거나 정책 기류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법인세 인상과 소득세 인상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은 대체로 민주당과 궤를 같이 하고 있고, 한국당은 오히려 감세안을 발의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새롭게 쟁점으로 포함된 누리과정 예산도 막판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당은 누리과정 예산에서 국고는 50%만 지원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에도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지각 처리의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접점을 찾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며 "각 항목별로 여당의 입장과 야당의 입장이 있고, 자료를 확인할 것과 자료가 없어서 논의의 진전이 안된 것도 있고 의견 차이도 있고 그렇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예결위 소소위에서) 증액 심사는 손도 못대고 있어서 내일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면서 "법정 시한 내는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한 의원도 "시한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의 논의 속도로는 2일은 아무래도 힘들어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