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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경기회복 찬물 우려, 가계부채는 직격탄

금융/증시

    금리인상 경기회복 찬물 우려, 가계부채는 직격탄

    • 2017-12-01 06:0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으로 긴축시대가 시작됐다.

    2011년 6월 기준금리를 3.0%⟶3.25%로 올린지 6년 5개월 만에 방향을 전환한 것이고 지난해 6월 이후 지속돼온 1.25%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셈이다.

    ◇ 내수 위축 등으로 경기회복세 꺾일 가능성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뚜렷해진 경기회복세,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으로 불가피했지만, 이제 속도의 문제일 뿐 금리는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점에서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들에게 긴축의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에 서너 차례 가파르게 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한 두차례로 천천히 가면 우리도 여지가 있겠지만 서너번을 한꺼번에 올리면 우리도 인상 압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회복세를 보이려는 국내 경기는 위축될 소지가 크다. 경제지표는 연간 3% 성장 전망 등 장밋빛이지만 성장세가 금리인상을 감내할 만큼 탄탄한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자료=통계청 산업활동동향, 관세청, 한국은행)

     

    금리가 추가로 가파르게 오를 경우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는 완만한 개선세에서 다시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9월 증가세를 보였던 소비(-2.9%)와 설비투자(-14.4%)는 지난달 모두 전월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특히 설비투자는 5년 4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수출도 올들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18.5%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반도체가 16% 가량 차지하는 등 착시효과가 심각하다.

    여기에 최근 급격한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에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경제가 감내할 원달러 환율수준이 1184원이라고 봤지만 현재는 100원가량 주저 앉은 상태다.

    내수와 수출 모두 성장의 질이 나쁘다는 얘기다. 다시 불거진 북한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 1420조 가계부채는 '직격탄'

    경제주체들 중 기준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받는 쪽은 가계다.

    142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위축 등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더욱이 가계부채 전체의 70% 가량은 변동금리 대출이라 금리 상승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자부담은 2조 3천억원, 1%포인트 오르면 9조 3천억원까지 늘어난다.

    특히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126만여 위험가구(2016년 3월 기준), 그중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31만 5천 가구는 벼랑 끝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각각 186조 7천억원, 62조원에 달한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고위험가구가 2만 5000가구, 부채는 9조 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한국은행, 통계청(가계금융복지조사)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 금융시스템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4분기 지표도 봐야하고 조금 더 한 템포 쉬어갈 것으로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차주, 특히 소득이 낮은 계층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소득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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