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발생으로 일부 지역에서 '땅밀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포항시 전역에 대해 땅밀림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는 포항 지진에 의한 땅밀림 현상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고 주민대피 등 안전대책 수립을 위해 포항시 전역에 걸쳐 땅밀림 기초조사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권에서 500m안에 위치한 0.5ha 이상 경사면 614곳, 769ha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이번 포항 지진의 진앙지에서 5km안에 있는 58곳과 진앙지에서 5∼10km 떨어진 121곳, 진앙지 10km이상 435곳 등이다.
산림청은 다음달 4일부터 18일까지 산림과학원과 사방협회 등 전문가 26명이 참여하는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강우와 토질, 지질, 사면, 임상 등에 대한 GIS 분석결과를 종합해 땅밀림 발생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GIS(지리정보체계)는 전 국토의 지리공간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수치지도로 작성하고 재해, 환경, 시설물, 국토공간 관리 등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한편, 이번 조치는 지난달 15일 포항 지진 발생 직후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을 통해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109-2 일대를 측정한 결과 6.5cm가 밀린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땅밀림 현상이 나타났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 109-2번지는 진앙지에서 9.1km 떨어진 해발고도 60m 정도의 야산으로 과거에도 땅밀림 현상이 나타났던 지역이었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해 9월 땅밀림 복구 이후 변화와 산사태 예방 등을 위해 산 경사면에 길이 10~15m의 와이어 센서 6개를 설치해 관찰해왔다.
이들 와이어센서 가운데 맨 하단부에 위치한 5번 와이어센서가 6.5cm 늘어났고, 나머지 5개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당시 산림과학원 김동엽 박사는 "땅밀림 현상은 해당 지역의 토질이 약한 상태에서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며 "포항시 전체 땅이 밀렸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