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전경. (사진=강원랜드 제공)
국회의원 등의 청탁을 받고 채용 과정에서 점수 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구속됐다.
춘천지법 조용래 영장 담당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해당 범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사유가 있다"고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검찰이 청구한 영장 혐의는 업무방해와 강요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보좌진 등의 채용 청탁대상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면접점수 조작 등을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다.
최 전 사장과 함께 법원은 염동열 국회의원 지역 보좌관 A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A씨는 청탁 과정에서 강원랜드 실무자를 협박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사장의 구속으로 그동안 청탁 의혹이 제기된 권성동·염동열 등 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해 수십 명에 달하는 청탁자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청탁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최 전 사장에게 청탁했는지, 이 과정에서 부정청탁이나 금품 청탁이 있었는지를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의 재수사 끝에 최 전 사장이 구속됨에 따라 최 전 사장과 권모 전 인사팀장 2명만 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한 기존 수사는 부실과 봐주기였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기존 수사 당시 검찰은 청탁 의혹이 제기된 현직 국회의원을 소환 조사하지 않았고 일부 비서관을 상대로 서면 조사하는 데 그쳤다.
시민단체들은 9월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국회의원이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 제기와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검찰은 최 전 사장에 대한 기소가 이뤄진 지 5개월여 만인 9월부터 강원랜드 청탁 비리 의혹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재수사를 거쳐 최 전 사장에게 채용을 청탁한 사람이 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해 수십 명에 달하는 사실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