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저녁 열린 장신대 긴급좌담회. 이 자리에는 명성교회 출신 교인 몇몇이 참석해 교회의 세습이후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오랜 방황 끝에 6개월 전부터 명성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한 여성은 울먹이며 말문을 열었다.
“구역 식구들에게 세습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어요. 괴로운 마음에 아들같은 신학생들의 기도회에 참석해서 함께 하며 너무 감사했습니다... 신앙생활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저 같은 평신도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목자를 찾아가야 하나요?”
이 여성의 이야기는 듣고 있던 많은 청중들이 한숨을 내쉬고, 일부는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31년째 명성교회를 출석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공동의회에서 반대의견도 표출했지만 안됐고, 새노래명성교회에서라도 저지될 줄 알았는데, 우회해서 노회를 완전히 파괴시켰잖아요. 이제 총회 (재판국)까지 올라갔는데 총회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의 말 속에서 허탈감과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명성교회를 다니고 있다는 또 다른 남성은 얼마 전부터 새로운 교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 아이들과도 이미 상의가 끝났다”는 그는 “내년부터는 건강한 새 교회를 찾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불법세습에 교인들의 상처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명성교회를 다니고 있는, 혹은 거쳐간 이들의 안타까운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명성다윗아카데미’ 졸업생 62명이 지난 30일 ‘주여 이 작은 자들의 외침을 들으소서’라는 입장문에서 명성교회의 후임청빙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명성다윗아카데미는 지난 2005년 명성교회가 만든 글로벌크리스천리더 양성 기관이다. 지금까지 131명이 졸업했다.
이들은 다윗의 순종하던 처음 길과 불순종한 나중의 길을 언급하며 “두 목사에게 거울이 되어 끝까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길로만 걸어가달라”고 호소했다.
또 “세상과 교계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잘못된 부분을 솔직히 인정해 용서를 구하고, 총회와 노회의 법과 질서에 순응해 한국교회 전체를 유익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졸업생들은 명성교회가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교인들의 책임과 용기를 언급했다.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목사님도 실수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교회가 잘못된 길을 갈 때, 겸손하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말할 수 있는 성도들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명성교회로 상처입은 한국교회와 모든 이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히고 특히 “명성교회의 잘못된 판단에 침묵했던 것을 하나님 앞에 회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명성교회를 위한 기도와 견책을 부탁했다.
이번에 입장문을 낸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명성교회에 출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한 몸 된 지체로서, 공교회적 책임감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앙양심에 따른 고백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