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각 당이 의원들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표결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 예산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정처리 시한인 2일 예산안 처리가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12월 1일(사정에 따라 2일까지 연장)과 7일과 8일에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을 처리한다"며 "금년도 회기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국외활동을 제한'하오니 부디 양해하셔서 일정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대변인도 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법정시한은 물론이고 회기내에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의원 여러분들은 해외 일정은 물론이고 지역구 일정까지 가급적 잡지 말고 국회 일정 집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예산안 처리 시한에 개별 일정을 삼가고 본회의 표결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것은 여야 원내대표들의 당연한 책무일 수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22일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한 시간 가량 표결을 못했던 악몽을 더이상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중국 방문 일정과 겹치는 추미애 대표는 수행 의원단을 박완주 수석 대변인 한 명으로 단출하게 꾸렸으며 여차하면 급거 귀국해 표결에 참여한다는 계획도 짜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중진급 의원은 군대간 아들의 면회 일정을 잡아 놓고 있지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면회 일정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음이 급한쪽은 민주당이지만 여야간에 협상이 급진전될 경우 2일 예산안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까지 신경써야 하는 국민의당이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도록 지침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한 자유한국당의 경우 표결 부담이 없어 아직까지 특별한 지침을 내리지는 않고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 5322억원과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에 대한 이견을 한발짝도 좁히지 못하면서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초고수익 대기업 법인세 인상,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아동수당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정책위 의장들은 이날 오후 2+2+2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한편으로 예결위 소소위(예결위 보류안건심사 소위원회)를 가동해 '2+2+2 체계' 넘기지 않은 쟁점사항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예산안 처리가 법정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마감시한에 임박해 협상이 급진전되었던 그간의 관례를 상기하면 1일 오후와 2일 오전에 극적인 타협점이 찾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