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6년째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사업을 통해 많은 유소년 축구선수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제는 당당히 한국 축구의 중심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주장 홍명보. 그는 당시 광고 출연비와 후원금, 사재 등을 모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재단을 출범했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가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 후배 육성에 직접 뛰어들었다.
홍명보 장학재단은 2017년에도 22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4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장학금 수여식까지 총 16번의 장학금 수여식을 통해 총 377명의 선수가 홍명보 이사장의 든든한 지원 아래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들 중에는 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김민우(수원 삼성)와 김진수, 이재성(이상 전북 현대), 여자축구대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등 어느덧 한국 축구의 중심 역할을 하는 선수들도 포함됐다.
단순히 장학금 전달 외에도 홍명보장학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코리아 실드 프로젝트(KSP)’도 시작했다. 현재 중, 고등학교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는 이들에게 홍명보 이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선배가 직접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홍명보 이사장은 많은 축구인이 선뜻 나서지 못한 후배선수들의 지원을 자청하고 나섰을까.
홍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꿈나무이자 미래 주역이 될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일이 벌써 16회가 됐다”면서 “학창시절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중요한 시기다. 모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한가지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매년 초, 중, 고교생 축구선수를 지원하는 이유를 밝혔다.
16번째 장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올해의 경우 장학생이 22명으로 평소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홍명보 이사장은 “굉장히 많은 유소년 축구선수가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데 모두를 도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올해를 계기로 재단이 더 많은 일을 해 더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명보장학재단은 매년 선발된 장학생에게 금전적인 지원 외에도 고교 졸업 시까지 축구화 등 용품을 꾸준하게 지원한다. 홍 이사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도움을 받아 축구선수의 꿈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성인이 됐을 때 어려운 환경에 있는 후배나 동생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