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크레인 선박이 전복사고로 침몰한 낚싯배를 인양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어머니는 직관적으로 아셨어요. 낚싯배라고 하니까, 얼굴이 창백해지시더니 주저앉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전화를 했는데, 받을 수 없다고 멘트가 나오고…. 설마 했는데…."
아들이 평소 낚시를 좋아한단 걸 알고 있던 어머니는 TV를 통해 낚싯배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직관적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망연자실했던 유가족들은 4일 사고 발생 만 하루가 지나면서 장례를 치르기 위해 가까스로 몸과 마음을 추슬렀다.
전날 밤 경기도 시흥 시화병원에서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긴 사고 희생자 이모(41)씨의 누나 이씨는 황망한 동생의 죽음 앞에 억장이 무너졌지만, 동생의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편안히 보내고픈 마음에 겨우겨우 두 다리에 힘을 주는 듯 보였다.
희생자 이씨의 매형은 "(처남) 카톡 메인 사진이 낚시로 돼 있을 정도로, 낚시 할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며 "(불안해서) 전화를 계속 했는데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았다. 늦잠을 자나 보다 했는데, 해경에서 전화가 왔다"고 전날의 악몽같은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내일 발인을 해야 할 거 같은데, 연락처가 없어 친구들한테는 하나도 연락을 못했다"며 "갑작스런 사고도 황당한데, 가는 길이 외로울 거 같아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희생자 2명과 함께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진 고(故) 이모(63)씨의 사연 또한 기구했다.
평소 낚시를 좋아해 4~5년 전부터 인천 영흥도에서 낚싯배 사무장으로 일해 왔다는 이씨. 그는 사고 당일 자기 배에 예약했던 손님과 함께 자기 배가 아닌 선창호에 올랐다가 화를 당했다.
이씨의 친동생은 "낚시 좋아하니까 사무장이 아닌 승객 입장에서 탄 것 같다"며 "선장까지 할려고 4년 전쯤 면허증을 땄는데, 배안에서 사고를 당할 줄이야…."라며 말끝을 흐렸다.
유가족들은 조만간 각자 빈소를 차려 장례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