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정부 지시 이행 시한만료일인 5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한 파리바게트 가맹점이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불법파견' 파리바게뜨가 시정기한 내에 제빵기사들을 직접고용하지 않은 데 대해 5일 고용노동부가 사법처리 및 과태료 부과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법파견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기한인 이날까지 이행되지 않아 사법처리 및 과태료 부과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다음날인 6일부터 파리바게뜨 불법파견에 대해 범죄 인지 및 보강 수사에 착수하고, 직접고용의무를 불이행한 데 대해서도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11개사가 체불한 연장노동수당 등 약 110억원은 이미 시정기한(4일)이 지났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날 파리바게뜨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직접고용 시정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시정기한을 충분히 줬고, 시정기한 동안에 노사와 대화하기는커녕 제빵기사들을 대상으로 '직접고용에 반대한다'는 동의서를 강제로 받아낸 정황이 포착돼 더 이상 사측이 스스로 시정할 기회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월 기한 연장을 한 차례 요청했고, 이후 파리바게뜨가 제기한 행정 소송으로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6일 잠정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사실상 시정기한이 연장돼 2개월이 넘는 시간이 주어졌다.
또 노동부는 "제빵기사 전원의 직접고용 반대 의사표시가 전제되야 하므로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등 상생회사 고용에 반대하는 제빵기사와의 대화나 설득이 필수적"이라면서 "그간 파리바게뜨는 노조나 시민대책위원회가 제안한 대화 요청과 노동부의 대화주선에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측이 주장하는 합작법인 간접고용에 찬성하는 제빵기사들이 제출한 동의서의 진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증거도 일부 제출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5일 오후 현재 본사 직접고용을 거부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한 제빵기사 중 274명은 서울노동지청에 철회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직접고용 거부 인원이 확인되지 않은 바람에 파리바게뜨 본사에 부과될 과태료 금액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파리바게뜨 측은 제빵기사 가운데 70% 이상이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사측이 추진하는 합작법인에 간접고용되겠다고 '명시적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부는 제빵기사를 사용한 본사에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했고 파리바게뜨가 이를 어기면 시정대상임에도 직접고용되지 못한 제빵기사 1인당 1천만원씩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다만 제빵기사 본인이 직접고용을 명시적으로 거부할 경우 직접고용 의무가 면제돼 그 인원만큼 과태료 규모가 줄어든다.
하지만 동의서 작성 과정에서 사측의 압박·회유가 있었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됐기 때문에 노동부는 동의서를 제출한 제빵기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뒤 과태료 부과금액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원칙상 자필서명한 직접고용 반대 서류를 신뢰해야 하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의혹이 많이 제기됐기 때문에 전부 조사할 수밖에 없다"며 "제빵기사 전원을 소환해 조사할 수는 없고, 다양한 조사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태료를 부과하더라도 파리바게뜨가 노동지청에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을 거친 뒤에야 과태료가 확정된다"며 "파리바게뜨와 일부 언론이 거액의 과태료 폭탄을 갑작스럽게 맞게 됐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날 파리바게뜨가 다음주 중 파리바게뜨 본사와 가맹점주협회, 협력업체와 함께 대화하자고 노조에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노사가 직접 만나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