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우 원내대표 의원실 앞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잠정 합의하는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예산안 협상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을 잘 지켜냈다는 것이다. 청와대도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협상을 괜찮게 했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상황에서도 읽을 수 있다. 한국당은 5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하지만 SNS상에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잠정합의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우 원내대표의 무능한 협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들이 좌초되거나 밀려났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열혈지지자들로 추정된다.
트윗터에서 '우원식'을 검색하면 우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무능하다는 평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짜증난다. 우원식 무능력자", "야당에 질질 끌려 다닌다, 물러나라", "우원식 아웃", "야당의 첩자"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우 원내대표의 정치적 계보로 알려진 민주평화국민연대 등까지도 싸잡아 '적폐'라고 규정하면서 "민평련 사적 흑심으로 의심이 된다"라든가, "민평련을 위한 협상"이라고도 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에게도 트위터상에서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낙선운동을 해야 한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박 수석 부대표의 핸드폰에도 '무능하다', '탈당하라'는 내용의 문자가 쏟아지고 있는 데, 박 수석이 문자 폭탄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답문을 보낸 것이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부대표는 문자에서 "이런 류의 문자가 의원들에게 더이상 그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감 효과만 낳는다"며 "문재인 대통령께 결국 도움되지 않은 채 자기만족성 행위에 그친다"라고 지적했다.
원내 협상과는 무관한 이춘석 사무총장에게도 전날 저녁부터 예산안 처리에 대한 항의 문자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 한 의원은 이같은 극렬 지지자에 대해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그들의 극렬 지지가 당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입지를 좁히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다른 의원 역시 "여러 의견이 있을 수는 있다고 보지만, 맹목적인 비판은 의원들도 납득하기가 어려워 설득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전날 여야 3당은 7시간 동안의 릴레이 회동 끝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안정자금, 소득세 원안 유지 등의 결론을 이끌었다.
반면 아동수당 지급에 소득 상위 10% 제외, 아동수당·기초연금 지급시기 연기, 법인세 인상 구간 등에서는 후퇴를 했다. 또 공무원 증원 규모도 당초 주장했던 1만 2천여명보다는 2천여명 정도 줄었다.
이와 관련 여당 내에서는 의원총회 등에서 보편적 복지에서 후퇴한 아동수당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체로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오랜시간 협상을 하는 걸 봐 왔고, 이 정도면 우리가 많이 지켰다고 본다"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 정도 끌어낸 거면 잘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 역시 "두 야당을 상대로 협상을 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 열심히 했다"며 "원내 협상 팀이 호흡을 잘 맞췄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