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화성-15형 미사일
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화성-15형 미사일의 뭉툭한 탄두부가 대기권 재진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 군사정보업체 IHS제인스의 칼 듀이 선임분석관은 4일(현지시간) "북한이 재진입체가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갈 때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탄두부 모양을 뭉툭하게 바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그는 "뽀족한 탄두부보다 뭉툭한 탄두부가 열을 잘 분산시키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북한이 재진입체가 대기권에 무사히 진입할 수 있는 기술을 외부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뭉툭하게) 형태를 바꾸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참여과학자연대(UCS)의 미사일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도 "북한이 탄두부를 덜 뾰족하게 한다면 (마찰이 더 많아져) 대기권 상층부에서부터 강하 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다"라며 "더 뭉툭하고 두꺼운 화성-15의 재진입체 모양이 그런 경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탄두부가 뭉툭하면 탄두를 더 앞쪽까지 탑재할 수 있어 미사일이 안정감 있게 날아갈 수 있다며 "(북한은) 아마도 정상각도에서 성공적인 재진입이 가능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재진입 기술과 관련해 "이 정도 크기의 ICBM을 만들 수 있다면 재진입체를 만들 역량이 있다는데 의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미사일의 크기나 성능을 봤을 땐 주목할 만한(500kg∼1t 정도)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북한의 ICBM은 전 세계에서 3위나 4위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 군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화성-15형에 대해 "비행특성과 외형을 고려했을 때 신형 ICBM급으로 판단하며 정상각도 발사 시 13,000km 이상 비행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대기권 재진입과 종말단계 정밀유도, 탄두 작동여부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