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좌측부터 홍문종, 유기준, 한선교, 김성태)들이 당내 초선의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 4명이 8일 초선 의원 30여 명 앞에 섰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3선)과 중립지대 단일후보가 된 한선교 의원(4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유기준·홍문종 의원(4선)은 모두 당 화합과 대여투쟁을 강조했다. 그만큼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 등에서 드러난 당의 무기력함과 오랜 계파분열에 따른 '한국당 위기론'이 투영된 행사였다는 평가다.
비박계이자 홍준표 대표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비춰진 김성태 의원은 이날 초선 간담회에서 "진정한 화합과 통합으로 문재인 정권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야당을 만드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사령탑을 맡을 경우 친박 청산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됐다.
전날 이주영·조경태 의원과의 단일화로 '중립지대' 후보를 표방한 한선교 의원도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후보 만이 당 화합을 이룰 수 있고, 더 크게 보수통합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며 "그 모든 게 모여져야 좌파 독재를 저지할 수 있고, 종식시킬 힘이 마련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을 계파초월적 인물로 소개하며 김 의원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셈이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우리 스스로 당신들은 뭐했느니 하면서 분열을 일삼는 행태가 벌어진다"며 "의원들이 단결·화합을 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문종 의원 역시 "과거에 어떻게 했다는 것보다 미래에 어떻게 할 것이다, 또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원내대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친박 청산' 중단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선 최근 불거진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전과 달리 노골적인 비판은 나오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당헌·당규 상에는 당 기구와 원내 기구의 역할과 소임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며 '친홍후보'라는 시각을 견제했다. 반홍(反洪)을 내세웠던 한 의원도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전에 한 번 (홍 대표) 비판을 한 적이 있다. 홍 대표가 서운해 했다면 제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과 홍 의원도 당 대표와의 관계 설명을 '견제·협력 병행'으로 풀어냈다.
한편,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골랐느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밝히지 않았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한 의원은 단일화 상대였던 이주영 의원(5선)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