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은 여전히 축구 행정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대한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로 평소 관심이 컸던 유소년 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민기자
“한국 축구의 안 좋은 상황을 바라만 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쏟아지는 비난은 2017년 현재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끝을 예상할 수 없는 축구팬의 질타는 결국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박지성을 움직이게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홍명보 전무이사의 영입과 함께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이 주도한 임원진 쇄신안의 하나로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의 간판이었던 이들을 축구행정의 중심에 둔다는 것. 특히 유럽에서 선진축구를 오랫동안 경험한 박지성 본부장에게 ‘한국 축구의 미래’ 육성을 총괄하도록 하며 축구행정가의 출발을 알렸다.
현재 영국에 머무는 박지성 본부장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 추첨을 참관한 뒤 지난 3일 입국했다. 귀국 후 자신의 이름을 내선 장학재단의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그에게 대한축구협회 합류를 결심한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8일 경기도 수원의 호텔 캐슬에서 만난 박지성 본부장은 “전부터 유소년, 청소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장학재단이나 축구교실도 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 축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가장 관심있는 부분을 부탁했다. 그래서 본부장이라는 직책도 수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터 꾸준히 지속적으로 협회로부터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박 본부장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계속 미뤄왔다. 지금도 미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에는 한국 축구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해외 축구를 경험하고 많은 것을 본 선수로서 한국 축구의 안 좋은 상황을 바라만 보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본부장은 자신의 역할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근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직 내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유럽에서 보고 배운 좋은 것들을 협회에 전달해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구조적으로 잘 갖춰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