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하이닉스 제공
부사장 승진 3명, 전무승진 11명, 신규선임 상무 27명 등 모두 41명의 승진잔치.
지난 7일 단행된 SK그룹 연말 인사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보여준 성적이다.
승진규모 41명은 43명으로 최대였던 지난 2014년보다는 조금 적지만 이번 연말 승진인사에서는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특히 지금까지 5년째 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박성욱 부회장은 지난해 물갈이 인사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데 이어 올해 인사에서도 주요 계열사 CEO 가운데 최연장자이지만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것으로 반도체 사업이 SK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16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낸 DS부문은 99명이 승진해 역대 최대를 기록,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DS부문은 지난 2015년 58명에서 지난해 57명, 올 5월 41명에 이어 이번 2018년 인사에서는 무려 99명이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부사장급 이하 임원 승진자 221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DS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의 밑바탕이 된 R&D분야에서 승진 임원의 50% 이상을 배출했고 과감한 발탁승진을 병행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의 수출기조를 견인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이 반도체임은 두 회사의 인사를 통해 재확인됐다.
이렇게 두 회사의 승진잔치를 이끌어낸 반도체의 내년도 전망을 두고는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공급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때문에 내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공급부족이 해소되면서 내년부터는 꺽일 것이라는 전망이 혼재하고 있다.
주로 국내의 분석가들은 반도체 호경기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원은 CBS노컷뉴스에 "내년도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서는 D램은 너무 좋고 낸드도 나쁘지 않다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에 대해 '타이트한 공급'과 '수익성 제고'라고 밝힌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요즘 D램 공정이 복잡해 지면서 제한된 공장공간 속에서 물량을 늘려공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공급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뜻이다.
반면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사들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낸드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되고 있으며 D램의 공급부족현상도 내년 1분기를 기전으로 해소될 것"이라면서 "특히 내년에서 후년 사이에는 공급과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 역시 낸드의 경우 설비투자가 늘면서 수요증가보다 공급증가가 많고 D램 값도 공급증가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국내전망이나 해외전망이 비슷한 편이지만 D램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국내 반도체 업계가 올해 누린 사상 최대의 호황과 그에 따른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잔치'를 내년에도 펼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