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기업을 압박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의 관제 데모를 지원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창원기자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또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 1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특검에 소환 된 지 11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10일 오전 9시30분 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검은 정장 차림으로 청사 포토라인에 선 조 전 수석은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뒤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수석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을 향해 밝게 웃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은 박근혜정권이 전경련과 대기업을 압박해 관제데모를 일삼던 우익단체들에 모두 69억원 상당을 지원토록 강요한 사건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 조 전 수석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자금 수수 사건은 박근혜정권 청와대가 당시 국정원 특수활동비 40억원 상당을 불법으로 상납 받은 사건이다. 조 전 수석은 재직 중 매달 5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지난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피의자로 소환된 지 11개월 만인 이날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그는 당시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지원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됐다가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지난 7월 풀려났다. 현재는 불구속 상태로 블랙리스트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