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여동생을 성폭행해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한 전직 지방의원에게 피해자 가족에 6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4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10일 A(37·여)씨 가족 5명이 전(前) 강원도 원주시의원 B(57)씨 부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남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한 B씨의 성폭행 혐의가 대법원 확정판결로 인정됨에 따라 A씨 가족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에 대해 B씨는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4천만원, A씨의 남편에게 1천100만원, 자녀 3명에게 각 300만원씩 총 6천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남 부장판사는 다만 B씨의 부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합의 종용 등을 요구하며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A씨 측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B씨는 2015년 12월 청주에 사는 친척 동생 A씨를 승용차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사건 당시 B씨는 술을 마신 뒤 원주에서 택시를 타고 청주에 와 A씨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B씨는 "(친척 동생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도움을 청해 차 안에서 만나 대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후 법정에서는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다", "악감정을 품고 허위고소했다",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모함"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채택된 증거와 피해자 및 그의 가족 진술을 종합하면 성폭행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4월 대법원이 원심을 그대로 확정하자 A씨 가족은 B씨 부부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