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미국 선물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제도권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는 셈이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현지시각으로 10일 오후 5시(한국시각 11일 오전 8시)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한다. 이어 18일에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한다.
앞서 미국 감독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1일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규정하고 선물 상장을 승인했다. 사설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에 진출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선물거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선물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완화되면 투자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안 그래도 과열된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이라며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 광풍처럼 머지 않아 거품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경제매체인 CNBC는 “선물거래가 비트코인 값을 더 오르게 할지 아니면 떨어뜨릴지는 전문가들도 섣불리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가격 변동성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은 다수이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과 정부의 규제 강화 등의 소식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출렁거렸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8일 오전 2476만원까지 올랐으나 10일 오전 8시 1739만원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국내 거래소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거래 자체를 금지한다는 소문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상화폐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보지 않는 만큼 규제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 없다.
정부는 지급 제한성, 높은 가격 변동성이 드러난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에 수용할 경우 오히려 투기 수요를 부추겨 소비자 피해 확대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5일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테스크포스’의 주관부처를 금융위원회에서 법무부로 바꾸었다.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보고 강력한 규제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기 법무장관은 “가상통화 투기거래가 과열되고 이용 범죄가 증가하는 등 국민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며 “거래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이나 투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