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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전 경기도부지사, 성남 판교 환풍구 참사 비화(祕話)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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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영 전 경기도부지사, 성남 판교 환풍구 참사 비화(祕話) 공개

    박 전 부지사 "이제 말할 수 있다, 알권리 충족위해 이재명 시장 당시 행보 밝힌다"

    박수영 전 경기도부지사. (사진=동규 기자)

     

    박수영(54) 전 경기도 부지사가 이재명 성남시장과 행정에서 부딪힌 비화(祕話)를 19일 낱낱이 공개했다.

    3년여 전 발생한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와 관련, 이 시장의 알려지지 않은 행보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선 것.

    환풍구 사고 당시 이 시장이 유족과의 합의문에 사인을 하지 않는 등 책임 회피 정황을 다수 목격·체험 했다는 것이 박 전 부지사의 주장이다.

    환풍구 붕괴건은 2014년 10월 17일 발생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관람객이 추락한 사고였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다.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세월호 침몰 사고 후 6개월만의 참사여서 관심이 집중 됐었다.

    박 전 부지사는 "(이제는) 할말 좀 하겠다"며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우선 환풍구 붕괴 사고 후 3년 여가 지난 시점에 비화를 털어놓는 이유를 물었다.

    박 전 부지사는 '알권리'를 내세우며 비화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6개월밖에 안된 시점에서 환풍구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세월호 때문에) 6개월간 사회가 어지러웠는데 또 다시 환풍구 붕괴 비화를 끄집어 내 혼란을 주고 싶지 않았다.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도 많이 지나 세월호도 어느정도 일단락 됐다. 이재명 시장이 도지사로 출마한다고 한다. 이 시장은 40% 가까운 지지율을 받는 등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권자들이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분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알권리'를 (내가) 충족시켜야 겠다고 생각했다. 판단은 시민들이 할 일이지만, 알 것은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박 전 부지사는 또 "100% 팩트(Fact·사실)만 얘기하겠다. 이 시장의 비화에 대해 (나를) 비판하는 세력이 (소송 등) 문제를 삼더라도 할 소리는 해야겠다. 모든 발언은 팩트며 확실하다"며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금도는 있어야 한다.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고심 끝에 비화를 털어 놓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단 환풍구 붕괴 사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알아야 한다며 이를 언급했다.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는 세월호 침몰 이후 딱 6개월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독일 출장가는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시간에 벌어져 부지사인 내가 앞장서 처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0월 17일 오후 5시 58분께 아이돌 그룹의 공연중에 환풍구가 무너졌다."

    이어 환풍구 붕괴 당시 이재명 시장이 있었던 장소에 대해 밝히며, 시급하게 돌아간 상황을 증언했다.

    "아이돌 그룹 공연 다음 순서가 이재명 시장의 축사였다. (이 시장이) 현장에 있었다는 얘기다. 나는 예산 심의 도중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오후 6시30분께 도착했다. 사고 환풍구 바로 옆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의 작은 책상에서 나와 이종훈 국회의원, 이재명 시장, 그리고 경기도 소방본부장이 긴급 현장회의를 했다. 피해자 중 고등학생은 없었는데, 일부 언론이 세월호처럼 학생들 피해가 있는 것 같다는 보도를 하고 있어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변인을 통해 팩트를 알리는게 시급한 상황이었다."

    사고 대책본부장 주체를 두고 이재명 시장과 논쟁을 벌인 상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우선, 대책본부장을 누구로 할 것인가가 쟁점이었다. (내가) 소방본부장에게 법(法)상 어떻게 돼 있느냐고 물으니까 ‘성남과 수원 등 2개 이상의 지자체에 걸쳐 발생한 사고면 도지사가 대책본부장을 하는게 맞는데, 이번처럼 성남시 한곳에 국한된 사고라면 시장이 대책본부장을 맞도록 돼 있다’고 보고를 했다."

    그는 이어 "법상 이재명 시장이 대책본부장을 맡는게 맞다며 이 시장에게 대책본부장을 맡으라고 하니까, (이 시장이) 펄쩍 뛰면서 '성남이 아무 관계도 없는데 내가 왜 대책본부장을 맡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법령이 그렇게 돼 있다고 해도, 사고가 성남에서 난 것이 아니냐고 해도, 현장에 있었던 분이 아니냐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시간은 흐르고 언론은 밖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고, 어찌됐든 빨리 결정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럼 도지사와 시장이 공동대책본부장을 하자'는 중재안을 냈고, 이 시장은 마지못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 설치 위치에 대해서도 이재명 시장의 발언 등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박 전 부지사의 주장이다.

    "대책본부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도 이슈였다.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성남시청에 설치하자고 얘기 했더니 또 이 시장이 펄쩍 뛰었다. '성남이 무슨 책임이 있다고 성남에 설치 하느냐, 이 사고와 관련해서 성남의 'ㅅ'자도 꺼내지 말라'면서 말이다. 시간이 급하니 할 수 없이 내가 양보해서 분당구청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하게 된 것이다. 그 전까지는 이 시장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책임회피를 하려고 드니까 적지않게 실망하게 됐다. 이건 책임의 문제가 아닌 수습의 문제가 아닌가."

    박 전 부지사는 대책본부 안내판에 대한 갈등도 있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분당구청 대회의실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게 됐다. 저녁 9시께 정홍원 총리가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성남부시장을 불러서 총리도 오고 언론사도 다들 나올테니 대회의실 문에 대책본부임을 알리는 플래카드나 입간판을 설치해 보라고 했다. 한 두시간 지나서 안내판이 설치됐다고 해서 가봤는데 이게 또 가관이었다. '경기도 판교환풍구 사고 대책본부'로 돼 있었다. ‘성남시’라는 글자가 아예 없었다. 마치 성남시는 전혀 관련이 없고 경기도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부시장을 불러 '성남시가 없어졌냐, 판교가 경기도 직할이냐'고 질책 했더니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마도 시장에게 보고하고 문구를 만들었는데 부지사가 질책하니 중간에 끼어 입장이 곤란했던 모양이다. 결국 총리 올 시간이 다 돼 가고해서 앞부분 경기도를 잘라내고 경기도도, 성남시도 없는 ‘판교 환풍구 사고 대책본부’로 만들어 붙이고 총리를 맞게됐다."

    그는 비화 중 핵심 이라며 이재명 시장이 유족대표 등과의 합의문에 사인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언급했다.

    "(총리 방문 후) 사흘간 성남시가 잘 도와준 것은 사실이다. 김밥이라든지 생수라든지 팩스나 컴퓨터 설치 등 대책본부가 기능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줬다. 그 사흘동안 유족대표들과 여러차례 회의가 있었다. 언론에 많이 알려졌던 것 처럼 사고는 금요일날 발생했고, 월요일 새벽 3시30분에 57시간의 협상이 완료되고 그날 새벽 발인을 마침으로써 사고수습이 종료됐다. 새벽 협상이 종료되고 경기도, 성남시, 행사주체인 E언론사, 그리고 유족대표간 합의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일은 또 벌어졌다. 이 시장이 사인을 못하겠다고 버텼다. '성남시가 무슨 책임이 있다고 합의서에 사인을 하느냐'면서 말이다. 경기도청에 최종 합의문 문서가 있다. 도청에 문서공개 청구하면 부지사인 나와 행사주체인 E언론사 대표, 유족대표의 사인은 들어가 있는데 성남시장 사인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합의 발표 당시와 이후 이재명 시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금도’를 어긴 것이라고 했다.

    "월요일 아침 10시 합의발표가 있었다. 모든 언론, 방송이 왔고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발표해야 했다. 이재명 시장이 오더니 발표는 자기가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래서 '합의서에 사인도 안하고 책임도 없다던 분이 웬 발표냐'고 했더니 '그래도 명색이 공동대책위원장인데 TV에 한번 나가게 해달라'고 했다. 내가 사람이 모질지 못하고 사흘동안 성남시청 공무원들이 고생한 것도 있고 해서 타협안을 냈다. 이 시장은 시작할 때 짧게 합의가 원만히 이뤄졌음을 애기한 뒤 빠지고 합의내용은 유족대표가 발표하는 것으로 말이다.

    이 시장은 좋아라 하며 그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 아침 TV 생중계에 나온 이 시장은 새벽에 한 약속은 깡그리 무시하고 합의 내용까지 본인이 전부 발표를 해서 10분가량의 생중계 시간 대부분을 잡아 먹었다. 유족대표는 이 시장 발표와 중복되는 얘기를 다시한번 할 수 밖에 없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생중계라 중간에 자를 수도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지난번 대선 때 보니 유튜브 등에 (이 시장) 본인이 판교 환풍구 사고를 수습한 영웅인 듯한 동영상을 올려 놓았던데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해도 금도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싶다.”

    박 전 부지사는 이재명 시장의 TV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관련해서는 현행법 위반을 주장했다.

    "이 시장은 정치감각이 뛰어나서 ‘사이다’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게 사실이다. TV연예 프로그램 출연도 경기도지사 또는 대선후보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고 본인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직자의 TV출연, 특히 연예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고정으로 나가는건 현행법 위반이다. 공무원법에는 '직무전념 의무'라는게 있는데 선출직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서 잠시 TV에 출연하는 것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연예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은 '직무전념 의무' 위반이다. 선출직 기관장이라 징계 등 제재할 주체가 없는 것이 문제인데, 지방자치를 책임지고 있는 행안부장관이 경고라도 했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행안부 공무원들은 몸 사리고 있고, 장관은 같은 당(黨)이니 팔이 안으로 굽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행정고등고시(제29회) 출신인 박수영 전 부지사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 했으며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 행안부 인사기획관 등을 거쳐 경기도에서는 경투실장, 기조실장, 행정1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면서 수원 광교에서 생활정책연구소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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